경기선관위, 선거 부정행위 특별단속… 최대 5억 원 포상금
제9회 지방선거 앞두고 허위 거소투표 신고 및 투표 목적 위장전입 등 선거 부정행위 집중 예방
거소투표 신고서 전수조사 및 온라인 모니터링 강화… 위법 시 엄중 조치
위법행위 신고자 최대 5억 원 포상금 지급 및 철저한 신원 보호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한 선거 질서를 뒤흔드는 선거 부정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기도선관위는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투표권을 조작하는 ‘허위 거소투표 신고’와 ‘투표 목적 위장전입’에 대해 선거 부정행위 특별 예방 및 단속 활동을 전개한다고 21일 밝혔다.
약자의 권리 가로채는 ‘허위 거소투표’ 뿌리 뽑는다
거소투표는 중대한 신체장애 등으로 투표소 방문이 어려운 선거인이 거주지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하지만 근소한 표 차로 승부가 갈리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이를 악용해 타인의 의사를 왜곡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선거 부정행위로 변질되고 있다.
선관위는 오는 5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거소투표 신고 기간을 전후해 병원과 요양소 등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타인이 임의로 신고를 대행하거나, 투표용지를 가로채 대리투표를 하는 행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실제 과거 사회복지사가 입소자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허위로 신고서를 작성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는 만큼, 선관위는 거소투표 신고서를 전수 확인할 방침이다.
“주소지만 옮겨도 범죄”… 위장전입 온라인 모니터링 강화
특정 선거구에서 투표할 목적으로 빈집이나 공장, 나대지 등에 허위 전입신고를 하는 행위도 주요 선거 부정행위 단속 대상이다. 선관위는 행정안전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동일 주소지에 다수인이 전입하는 등 위법 정황이 있는 사례를 집중 모니터링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게 할 목적으로 종업원이나 지인을 위장전입 시킬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SNS 등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법 행위 발생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최대 5억 원 포상금… 도민의 적극적인 제보 당부
경기도선관위는 유권자의 자발적인 감시와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파격적인 포상금 제도를 운영한다. 위법 행위를 발견해 국번 없이 1390으로 제보하면, 기여도에 따라 최대 5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신고자의 신원은 법에 의해 철저히 보호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민의를 왜곡하는 부정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라며 “도민들이 위법 행위를 발견하면 즉시 적극적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선거 부정행위의 역사적 맥락… 3·15에서 이장 연루 거소투표까지
한국의 선거 부정행위 역사는 1960년 3·15 부정선거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자유당 정권은 야당 참관인 배제, 투표함 바꿔치기, 3인조·9인조 공개투표 강요 등 노골적인 방법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했고, 이에 항거한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붕괴했다. 이후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되면서 선거 부정행위는 공개적 조작에서 보다 은밀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가장 최근의 구체적 사례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드러났다. 경북 군위군에서 이장이 거소투표를 신청하지 않은 주민을 거소투표자로 임의 등록한 사건이 발생했고, 같은 군 다른 마을 두 곳에서도 이장이 연루된 대리투표가 각각 두 건씩 적발됐다. 의성군에서도 이장의 거소투표 허위 신고 3건과 대리투표 1건이 확인돼 연루자 전원이 검찰에 고발됐다. 지역 유지나 시설 관계자가 취약 계층의 투표권을 대신 행사하는 구조가 오늘날까지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9회 지방선거 선거법 위반 1,572건… 경기도만 633명 단속
선거 부정행위는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선거 당일 기준 총 1,572건으로, 고발 294건, 수사의뢰 81건, 경고 1,197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에서만 총 633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단속됐으며, 범죄 유형별로는 금품 수수(286명, 43%)가 가장 많았고, 허위사실 유포 등 흑색선전(155명, 23%)이 뒤를 이었다. 역대 추세를 보면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3,790명이 입건되고 38명이 구속됐으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4,207명이 입건되고 56명이 구속됐다. 매 선거마다 수천 명 규모의 선거 부정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경기도선관위의 이번 특별 단속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상시 과제임을 보여준다.
거소투표 제도의 규모와 취약성… 약자를 위한 제도가 악용되는 구조
거소투표 제도는 몸이 불편해 투표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이들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취지로 운영된다. 병원·요양소·교도소 입소자, 시설 거주 중증 장애인, 지체가 불편한 고령자 등이 주요 대상이다. 그런데 이 제도의 구조적 특성이 오히려 부정행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신청 단계에서 본인 확인 절차가 충분하지 않으면 대리 신청이 가능하고, 투표용지가 가정이나 시설로 발송된 뒤 제3자가 가로채 대리투표를 해도 현장에서 즉각 발각하기 어렵다. 지역 유대가 강한 농어촌 소규모 선거구에서 이장이나 시설 관계자가 입소자 수십 명의 투표를 일괄 대행하는 경우, 그 표의 향배가 근소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지방의회 선거의 결과를 바꿔 놓을 수 있다. 경기도선관위가 이번 거소투표 신고 기간에 병원·요양소를 전수 현지 조사하고 신고서를 전건 확인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취약성에 대한 정면 대응이다.
해외는 어떻게 막나… 영국 신분증 의무화·미국 주소 검증·일본 선거인 명부 관리
선거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각국의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영국은 2023년 선거법(Elections Act 2022) 시행 이후 투표소 입장 시 사진 신분증(Photo ID) 제시를 의무화했다. 우편투표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서명 검증 절차를 강화해 타인이 대신 신청·투표하는 것을 차단한다. 미국은 주별로 제도가 다르지만, 유권자 등록 시 현 거주지 주소를 엄격히 검증하며 거주지 이전 시 재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어 투표 목적의 위장전입이 선거 기록에 남도록 설계돼 있다. 일본은 선거인 명부 등재 기준을 주민기본대장의 주소와 연동시키고, 부재자 투표(한국의 거소투표에 해당) 신청자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이들 나라의 부정행위 방지 체계는 ‘신청 단계의 본인 확인 강화’와 ‘주소 기반 유권자 등록의 엄격한 검증’이라는 두 축 위에 서 있다. 경기도선관위의 이번 전수 현지 조사와 온라인 위장전입 모니터링은 이와 같은 방향성을 공유하는 조치다.
깨끗한 한 표가 ‘공존’의 경기도를 만든다
이번 경기선관위의 특별 단속은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투표 가치의 평등성을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거소투표 제도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배려의 산물이지만, 일부 정치 세력의 욕심으로 변질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위장전입 또한 도민의 진정한 목소리가 아닌 외지인의 의사가 정책에 반영되게 함으로써 지역의 자치권을 훼손한다. 공정한 선거는 경기도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의 시작이다. 이번 단속이 부정과 타협하지 않는 공정의 가치를 확립하고, 정당한 권리가 보호받는 실속 있는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경기선관위 특별 단속 가이드
- 거소투표 신고 기간: 2026년 5월 12일(화) ~ 5월 16일(토)
- 중점 단속 대상:
- 타인 임의의 거소투표 신고 및 대리투표
- 빈집, 상가, 나대지 등에 대한 허위 전입신고
- 신고 처: 국번 없이 1390
- 신고 혜택: 최대 5억 원의 포상금 지급 (중요 기여 인정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