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3일 무상 대여, 경기도가 닫힌 무대를 열다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도내 학교·공공기관 대상 최대 3일 무상 운영
300kg 하중·1m 상승,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가 채우는 제도의 빈틈
전문 인력 현장 동행으로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실효성을 높인다

무대 위에 오른다는 것. 졸업식 단상에서 학위증을 받고, 시상대에 올라 트로피를 들고, 강당 연단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 비장애인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이 순간이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는 오랜 시간 ‘닫힌 문’이었다. 경기도와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이 문을 여는 열쇠로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대여 사업을 꺼내 들었다.
법은 있어도 현실은 달랐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연장과 강당 등에 높낮이 차이가 발생할 경우 경사로와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등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의 이동권과 사회참여권을 보장하겠다는 선언적 의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현장은 달랐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바꾸거나 고정식 설비를 새로 들이는 데는 적지 않은 예산과 공간적 제약이 뒤따른다. 특히 노후 건물이 많은 지방 공공기관이나 학교의 경우, 시설 개선 예산 자체가 부족해 법령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편의시설이 설치된 곳조차 관리 부실이나 활용성 저하로 실제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을 제대로 돕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돼왔다.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제도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사실 사이에는 여전히 넘기 힘든 벽이 있었다. 경기도의 이번 사업은 바로 그 벽 앞에서 출발한다.
구조를 바꾸지 않고 접근성을 바꾼다
경기도가 내놓은 해법의 핵심은 ‘이동’에 있다.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는 고정식 설비와 달리 별도의 구조물 변경 없이도 무대 단상이나 공연장 무대로 올라갈 수 있게 해준다. 무대 시야를 가리지 않고 손쉽게 설치·해체할 수 있어 다목적 공간에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각적인 구조 변경이나 시설 개선이 어려운 공공기관의 현실적 한계를 기술로 돌파하는 방식이다.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의 최대 하중은 300kg, 최고 상승 높이는 1m다. 이 사양은 학교 강당, 지역 문화관, 공공기관 행사장 등 도내 다양한 무대 환경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치다. 대여 기간은 최대 3일이며 전액 무상으로 운영된다. 신청은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누리집을 통해 상시 접수할 수 있으며, 현장 설치를 원하는 기관은 최소 2주 전에 사전 문의를 거쳐야 한다. 대여 대상은 경기도 내에 소재한 학교, 공공기관, 장애인 관련 기관으로, 졸업식·시상식·체육대회·문화 행사 등 단상 접근이 필요한 모든 현장에 적용 가능하다.
기기만 빌려주는 게 아니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강점은 ‘사람’이다. 단순히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를 대여해주는 수준을 넘어,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의 전문 인력이 설치·조작 방법 안내부터 위급 상황 대응까지 현장에서 직접 함께한다. 기기를 빌렸더라도 사용 방법을 몰라 활용하지 못하거나, 조작 미숙으로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를 정면으로 보완하는 조치다.
현장 지원 인력의 존재는 단순한 편의를 넘어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 그리고 행사 운영 담당자 모두에게 전문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은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를 실제로 활용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 강일희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공공시설 접근성은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사회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라며 “이번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대여 사업을 통해 구조적 한계를 넘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공공시설 이용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빌려주는 리프트가 바꾸는 것들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대여는 분명히 현실적인 해법이다. 그러나 이것이 끝일 수는 없다. 임시 대여가 필요하다는 현실 자체가, 여전히 수많은 공공 공간이 장애인 접근성을 ‘기본 설계’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다루고 있음을 방증한다. 접근성은 비상구처럼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도구가 아니라, 처음부터 공간 안에 내재돼 있어야 할 권리다.
경기도의 이번 사업은 그 간극을 메우는 실용적 브리지다. 단기적으로는 현장의 불편을 즉각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의 대여 수요와 이용 데이터가 축적되어 공공시설 설계 기준 개선과 예산 확보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빌려주는 리프트 한 대가, 고정식 편의시설 설치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접근성은 배려가 아니라 권리다. 이 단순한 명제가 경기도의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대여 사업 안에 조용히 새겨져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장애인 인구가 가장 많은 광역자치단체다. 그만큼 무대 위 평등에 대한 수요도, 그리고 그 수요가 외면당해온 역사도 두껍다. 졸업식 단상에 올라 처음으로 학위증을 손에 쥐는 휠체어 이용자에게, 그 리프트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사회가 자신을 무대 위의 존재로 인정했다는 선언이다. 경기도가 빌려주는 것은 장비가 아니라, 무대 위에 설 자격이다.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대여 이용 가이드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 대여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누리집을 통해 상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대상은 경기도 내 소재한 학교, 공공기관, 장애인 관련 기관이며, 대여 기간은 최대 3일로 전액 무상이다. 기기 사양은 최대 하중 300kg, 최고 상승 높이 1m로 다양한 무대 환경에 적용 가능하다. 현장 설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 2주 전에 사전 문의를 거쳐야 하며, 전문 인력의 설치·조작·안전 지원이 함께 제공된다. 기타 문의는 경기도 장애인복지과(031-8008-4318)로 연락하면 된다.
글로벌경기 용어 사전
편의증진법: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의 줄임말. 공공시설에 경사로·리프트 등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률이다.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돕기 위해 보조기기 지원, 맞춤 제작, 대여 등 재활공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 산하 전문 기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