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DEA 분석으로 본 남부와의 2.6배 효율성 격차

경기연구원,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위해 규제개선·노후산단재생·산업고도화 제안
DEA·SFA 분석 결과 경기북부 산단 효율성, 남부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쳐
고밀·복합 전환부터 통합 인허가까지, 8대 정책과제 제시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방안을 담은 연구보고서
경기연구원은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경기도]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연구로 확인된 낮은 효율성

경기연구원은 경기북부 일반산업단지의 생산 효율성이 경기남부와 전국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과 노후산단 재생, 산업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경기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북부 일반산단 효율성 분석과 산단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조성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연구책임을 맡았고, 민소영 경기연구원 연구원과 김군수 씨지엘경제연구소 부원장, 박가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보고서는 전국 일반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산업용지 규모와 고용자수를 투입요소로, 생산액을 산출요소로 설정해 효율성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경기북부 일반산단은 경기남부 및 전국 평균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낮은 효율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DEA·SFA 분석이 숫자로 보여준 격차

경기연구원은 자료포락분석(DEA)과 확률변경분석(SFA)이라는 두 가지 통계 기법을 병행해 산단 효율성을 측정했다. DEA는 투입과 산출 자료에 오차가 없다고 전제하고 경계선과의 거리를 비효율성으로 보는 비모수적 방법이며, SFA는 통계적 오차와 비효율성을 분리해 추정하는 모수적 방법이다.

DEA 분석 결과 경기북부의 평균효율성은 0.040으로, 경기남부(0.107)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다른 지역(0.054)보다도 낮았다. 분석 대상은 경기북부 29개, 경기남부 59개, 경기 제외 타지역 283개 산단이다.

SFA 분석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경기북부의 평균효율성은 0.324로, 경기남부(0.521)와 전국 평균(0.441)에 못 미쳤다. 경기북부와 남부 간 효율성 분포 차이를 검증한 윌콕슨 순위합 검정에서는 z값 -3.866, 유의확률 0.0001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임이 확인됐다. 경기북부와 전국 비교에서도 유의확률 0.0058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상위 15% vs 하위 15%, 남북 격차의 실체

전국 일반산단 중 효율성 상위 15%에 해당하는 56개 산단 가운데 경기남부는 21개(남부 산단의 35.6%)가 포함됐다. 반면 경기북부는 2개(북부 산단의 6.9%)에 그쳤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북부 산단은 남양주진관산단과 파주당동산단이다.

경기도 내에서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인 산단은 수원델타플렉스(1블록)로, 전국에서도 4번째로 높은 효율성을 기록했다. 전국 최상위권은 부산센텀시티산단, 세종월산, 서산대산산단이 차지했다.

반대로 하위 15%에는 경기북부 8개 산단(북부 산단의 27.6%)이 포함됐다. 동두천 2개, 파주 3개, 연천·양주·남양주 각 1개다. 경기도에서 가장 낮은 효율성을 보인 산단은 파주신촌산단으로, 함안법수강주산단·경주석계4산단·익산제3산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기남부의 하위권 진입 산단은 화성 1개, 이천 2개, 김포 2개 등 5개에 그쳤다.

고용은 늘어도 생산성은 못 따라가는 구조

경기북부와 남부의 격차는 효율성 지표뿐 아니라 산업단지 기초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024년 기준 경기도 산업단지 전체 입주업체는 1만 1,255개, 고용자 수는 23만 9,872명이다. 업체당 평균 고용인원은 21.3명이다.

경기북부는 1,527개 업체에서 5만 3,853명을 고용하며 업체당 평균 고용인원 35.3명을 기록해, 남부(20.0명)보다 개별 기업 평균 고용 규모가 오히려 크다. 파주시가 612개 업체, 3만 5,358명 고용으로 북부 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업체당 평균 57.8명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인다.

그러나 생산성으로 넘어가면 그림이 달라진다. 경기북부 누계 생산액은 8조 7,712억 원으로 경기남부(67조 1,687억 원)의 8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고용 규모에 비해 생산성이 뒤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보고서는 경기북부 산단이 상대적 생산성 0.3 이하 구간에 집중돼 있고 성장률 분산도 커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산단도 다수 관측된다고 밝혔다.

1980년대 산단이 여전히 버티는 노후화의 그늘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가 시급한 배경에는 산업단지 자체의 노후화가 있다. 경기북부 권역에는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연천, 남양주, 고양 북부 등을 중심으로 약 80개의 일반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1980~1990년대에 조성된 전통 제조업 중심 단지다.

경기도 전체로 보면 노후산단은 개수 기준 27.6%에 불과하지만, 생산액과 종사자 기준으로는 70~80%를 차지한다. 지정면적 기준으로도 75.1%에 달한다. 오래된 산단이 여전히 경기도 제조업의 실질적 생산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노후산단은 도로·상하수도·전력·통신 등 기반시설 노후화와 저층·단층형 공장 구조로 인해 산업용지를 집약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모빌리티, 바이오, 인공지능 등 신산업 기업 유치와 산업 전환도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성장관리권역·군사보호구역, 겹겹이 쌓인 규제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를 가로막는 또 다른 축은 중첩규제다. 경기북부는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 군사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GB) 등 각종 규제가 겹쳐 있어 산업단지 조성·확장은 물론 공장 신·증설, 신산업 입지, 실증사업 추진까지 구조적 제약을 받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상 상당수 지역이 성장관리권역이나 자연보전권역에 속해 있어 일정 규모 이상의 공장 신·증설이 제한되고 공장총량제로 개별입지도 사실상 막혀 있다. 신산업이나 친환경 업종까지 기존 제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제한받는 경우가 많아 신규 투자 기회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건축물 높이, 용적률, 개발행위 등에 대한 별도 협의가 필요해 군부대와의 협의 절차가 길어지고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과 추가 비용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확인됐다. 인허가 역시 건축·환경·교통·군사·산지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분절적으로 운영돼 기업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밀·복합 전환부터 선도산업지구까지, 8대 처방

경기연구원은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를 위해 여덟 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첫째는 노후산단과 기존 산업지구를 제조업 중심의 저밀·단일용도 구조에서 고밀·복합 산업지구로 전환하는 것이다. 산업시설구역 내 허용 용도를 R&D센터, 지식서비스·정보통신업, 창업공간, 시험인증시설, 근로자 기숙사, 생활SOC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고밀·복합 산업지구로 지정된 노후산단에는 법정 용적률 대비 1.5~2.0배 수준의 상향 특례를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저층은 생산·물류, 중층은 R&D·시험·오피스, 상층은 기숙사·창업공간으로 구성하는 다층형 구조 전환이 그 방식이다.

둘째는 성장관리권역 내 공장 신·증설 제한의 선택적 완화다. 전기차, 배터리, 도심항공교통(UAM), 방산, 바이오, 친환경소재 등 전략업종에는 공장총량 1.2~1.5배 가산제 도입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군사협의 절차의 표준화로, 표준서식과 처리기한, 심의기준을 매뉴얼화하고 군사적 영향이 낮은 설계는 조건부로 완화하는 방안이다.

넷째는 개발제한구역과 산업단지가 중첩된 지역에서 신규 개발보다 기존 산단의 재생·고밀화에 한정한 특례를 검토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건축·환경·교통·군사·산지로 나뉜 인허가 체계를 통합 인허가센터로 일원화하고, 인허가 처리기간을 평균 90일에서 45일로 단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섯째는 드론, UAM, 자율주행, 스마트물류, RE100·분산에너지 등을 실증할 수 있는 실증특구·규제샌드박스 혼합 패키지 도입이다. 일곱째는 규제완화를 재정·금융·세제 지원과 패키지로 연계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경기북부 내 노후도가 높거나 파급효과가 큰 산업단지 3~5개를 선도산업지구로 우선 지정하는 방안이다.

전국 공공산업단지 재생 흐름과 맞닿은 처방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방안은 전국적인 노후산업단지 재생 흐름과도 궤를 같이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을 통해 전국 노후산단의 재생사업을 지원해 왔으며, 스마트그린산단 전환 사업도 여러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 노후 공공청사와 국유지를 활용한 복합개발이 확산되는 흐름 역시 유사한 맥락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최근 수도권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전담팀을 신설해 주거시설과 행정·복지 서비스를 한 건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거점형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노후 인프라를 단순 철거·재건축하는 대신 고밀·복합 기능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산업단지뿐 아니라 공공시설 전반에서 정책적 대안으로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논의도 이런 큰 흐름 속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규제 특례와 재정지원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이번 연구가 갖는 다각도의 함의는 단순하지 않다. 우선 실속의 측면에서 보면, 경기북부 산단에 실제로 입주한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규제완화는 곧 투자와 고용 기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파주시처럼 업체당 평균 고용인원이 57.8명에 달하는 지역에서는 기존 기업의 증설 여력을 넓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고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결의 측면에서는 경기북부와 남부, 경기도와 중앙정부, 지자체와 군부대라는 여러 주체 간 협력이 관건이다. 보고서가 제안한 통합 인허가센터나 군부대·지자체·기업 간 상생협약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를 하나의 절차로 묶어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규제완화만으로 효과를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북부 산업단지의 낮은 효율성은 개별 기업의 문제라기보다 산업입지, 규제, 기반시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문제”라며 “경기북부 산단을 단순 생산공간이 아니라 신산업 실증, 기술사업화, 기업성장, 정주지원이 결합된 혁신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규제완화만으로는 산단 활성화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어렵다”며 “용적률·용도 특례, 공장총량 가산, 통합 인허가와 함께 정책금융, 세제혜택, 기반시설 투자, 기업지원 서비스를 패키지로 연계해야 실질적인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가 실제로 성과를 내려면, 규제개선과 재정지원이 별도로 추진되지 않고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로 읽힌다. 용적률 특례를 받는 산단에는 도로·하수·에너지 인프라 지원이 뒤따라야 하고, 공장총량 가산을 받는 기업에는 정책금융이 함께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가 던지는 다음 질문

경기북부와 남부의 산단 효율성 격차는 단순한 지역 편차로 치부하기 어렵다. 성장관리권역과 군사보호구역이라는 입지 조건은 경기북부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국토 정책의 결과로 주어진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산업정책의 문제만이 아니라 수도권 균형발전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다.

동시에 규제완화가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하다. 용적률을 높이고 공장총량을 가산해준다고 해서 곧바로 기업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 기숙사와 보육·문화시설 같은 정주 여건, R&D와 기술사업화를 뒷받침할 혁신 생태계가 함께 갖춰지지 않으면 규제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경기도가 이번 연구의 제안을 실제 조례와 지구단위계획에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3~5개 선도산업지구 우선 지정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그 결과가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북부 일반산단 활성화 방안 활용 안내

‘경기북부 일반산단 효율성 분석과 산단 활성화 방안’ 보고서는 경기연구원 누리집(www.gri.re.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이나 관련 지자체 공무원, 산업정책 연구자는 보고서 3장의 DEA·SFA 분석 결과와 부록의 산단별 전체 순위를 참고해 개별 산단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규제개선 관련 세부 제안은 보고서 정책건의 부분에 8대 과제별로 정리돼 있어, 통합 인허가센터 설치나 실증특구 지정 등 구체적 제도 설계를 검토하는 실무자에게 실질적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경기연구원(031-250-3292)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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