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 여성 생산연령인구 69.5%로 뚝 떨어지며 급해졌다
경기도 여성 생산연령인구 비중, 10년간 3.6%포인트 감소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 취업자 수 확대에서 경력형성 중심으로
경기 남부는 제조업, 북부는 도소매업…지역별로 다른 처방 필요

여성 인구는 늘었는데 일할 나이는 줄었다
경기도 여성 인구가 10여 년 간 8.1퍼센트 늘었지만 고령화로 인해 15세에서 64세 사이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오히려 3.6퍼센트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기준 경기도 여성 인구는 683만 명으로 2016년 632만 명보다 늘었지만, 같은 기간 여성 인구 중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3.1퍼센트에서 69.5퍼센트로 낮아졌다.
이는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가 경기도 여성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특성을 종합 분석해 발간한 ‘경기도 노동시장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도 여성 노동시장 특성을 분석하고, 지역별 산업구조 차이를 반영한 여성 일자리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추진됐다.
남성보다 가파른 여성의 인구 고령화
같은 기간 남성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5.6퍼센트에서 72.4퍼센트로 3.2퍼센트포인트 감소했다. 여성의 감소폭이 남성보다 0.4퍼센트포인트 더 크다는 점은, 여성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산연령인구 비중의 감소는 곧 노동시장에 새롭게 공급될 수 있는 여성 인력 자체가 줄어든다는 뜻이어서, 단순히 취업자 수를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노동 공급 기반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미혼·고학력 여성은 늘고, 다자녀 가구는 줄었다
여성 인구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변화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미혼 여성은 2016년 130만 명에서 2025년 157만 명으로 20.5퍼센트 증가해 전국 증가율 10.1퍼센트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4년제 대학 졸업 여성은 42.7퍼센트, 석사와 박사 여성은 각각 49.9퍼센트와 67.8퍼센트 늘어 고학력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영유아 가구는 56만 가구에서 39만 가구로 30.5퍼센트 감소했고, 2자녀와 3자녀 이상 가구도 함께 줄면서 1자녀 중심의 가구 구조 변화가 나타났다. 미혼과 고학력이라는 변화가 결혼과 출산의 지연 또는 축소와 겹쳐 있다는 점은, 여성 일자리 정책이 결혼·출산기 여성만이 아니라 더 넓은 생애주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보건복지 82.4%, 교육 70.2%…여성이 떠받치는 산업
2025년 여성 취업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전체 취업자 수 가운데 여성 비율이 82.4퍼센트에 달했으며, 교육 서비스업은 70.2퍼센트, 숙박·음식점업은 61.9퍼센트, 금융·보험업은 50.9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대면 서비스와 돌봄, 교육 등 사람을 상대하는 업종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여성 고용이 특정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은, 산업구조가 흔들리거나 해당 업종의 근로조건이 나빠질 경우 여성 노동시장 전체가 함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취약성도 동시에 시사한다.
경기 남부는 제조업, 북부는 도소매업…달라지는 일자리 지형
지역별 산업구조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기 남부는 제조업 32만3184명, 도매 및 소매업 29만6847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여성 취업 규모가 크게 나타났다. 반면 경기 북부는 도매 및 소매업 11만8711명, 교육서비스업 9만4244명, 숙박 및 음식점업 8만8280명을 중심으로 여성 취업이 이뤄지는 특징을 보였다.
남부가 반도체와 전자 등 제조업 기반의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반면, 북부는 상대적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는 지역적 특성이 고용 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이는 도 전체를 아우르는 획일적인 여성 일자리 정책보다, 남부와 북부의 산업 기반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된다.
취업자 수 확대에서 지속근로로, 정책의 방향을 바꾸다
연구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핵심은 ‘취업자 수 확대’ 중심에서 ‘지속 근로와 경력 형성’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체계 설계, 생활권 중심의 지역 기반 일자리 발굴 등이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의 주요 축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비전공자와 경력단절여성도 참여할 수 있는 수준별 훈련체계와 온라인 교육 확대 등 직업교육 훈련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운영 방식 개선도 함께 필요하다고 짚었다.
“경력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임다희 경기도일자리재단 연구위원은 “생산연령 여성 감소와 고령화, 산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여성의 지속적인 경제활동과 경력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특성과 생애주기를 반영한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경단법에서 2025년 4차 기본계획까지
여성 경력단절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은 2008년 제정된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에서 출발했다. 이 법에 근거해 2008년 5개 기관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이른바 새일센터는 2009년 전국으로 확대돼 현재 159개소까지 늘었다.
법 시행 13년 만인 2022년에는 정책 대상을 경력단절여성에서 모든 여성으로 넓히고 경력단절 사유에 근로조건 문제를 추가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으로 전면 개정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4월 이 법에 따라 제4차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정책 대상을 경력단절여성 중심에서 청년·중장년·고령을 포함한 다양한 여성으로 다시 한번 확대했다. 경기도의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 제언은 이러한 정부 정책 흐름의 지역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10명 중 6명이 경력단절…재취업하면 임금은 80%
이번 경기도 보고서가 발간되기 하루 전인 지난 9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5년 여성의 경제활동 및 경력단절 실태조사’ 결과는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이 왜 필요한지를 뒷받침하는 전국 단위 통계로 볼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만 19세에서 54세 여성의 56.7퍼센트가 생애 한 번 이상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결혼·임신·출산 등으로 경력이 끊긴 여성은 재취업까지 평균 7.5년이 걸렸고, 재취업 후 첫 일자리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경력단절 당시의 80퍼센트 수준에 그쳤다. 상용근로자 비율은 92.3퍼센트에서 76.0퍼센트로 낮아지고 시간제 근무 비율은 7.2퍼센트에서 26.8퍼센트로 높아지는 등, 재취업 후 일자리의 질이 전반적으로 나빠지는 현상도 확인됐다.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여성들은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일·생활 균형 강화를 꼽았다.
M자형에서 역U자형으로…느리지만 개선되는 여성 고용률
여성 고용정책의 성과도 없지 않다. 2014년 5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던 여성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 54.1퍼센트를 기록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노동시장을 이탈했다가 40대에 다시 복귀하는 이른바 M자형 곡선도 점차 완화돼 남성과 비슷한 역U자 형태로 바뀌고 있다.
같은 기간 남성 고용률이 소폭 감소한 반면 여성 고용률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가로막던 장애 요인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남성 고용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17퍼센트포인트 이상 낮고, 특히 30대 후반 여성 고용률은 남성보다 26퍼센트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나,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이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점도 함께 드러난다.
실속은 경력의 연속성, 연결은 생애주기와 지역이다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의 실속은 여성이 취업했다 그만두고 다시 낮은 조건으로 재취업하는 악순환을 끊는 데 있다.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 임금이 80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애초에 경력이 끊기지 않도록 지원하는 편이 재취업을 돕는 것보다 훨씬 실속 있는 접근이다.
연결의 지점은 생애주기별 지원체계와 생활권 중심의 지역 기반 일자리 발굴에 있다. 결혼과 출산 이전의 미혼·고학력 여성, 출산과 육아기의 여성, 이후 재진입을 시도하는 여성이라는 서로 다른 생애 단계를, 경기 남부의 제조업과 북부의 서비스업이라는 서로 다른 지역 산업 기반과 연결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전문가 “첫 일자리보다 이후 경력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중요”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 문제와 관련해 “기술이 단절된 상태에서 노동시장에 복귀하면 이전보다 좋은 일자리로 가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첫 일자리보다 이후 경력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일·가정 양립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진단은 경기도가 제안한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의 방향, 즉 재취업 지원을 넘어 경력의 연속성 자체를 지키는 접근과 맥을 같이한다.
저출생·고령화 심화 속, 여성 인재 활용이 관건 된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저출생·고령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여성가족부의 4차 기본계획도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 인재 활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은 일회성 제언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도의 채용 지원, 훈련체계 개편, 지역 맞춤형 일자리 발굴 사업 등에 구체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책이 실제 효과를 내려면 새일센터 종사자 처우나 지역별 편차처럼 이미 알려진 현장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경기도가 내놓은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이라는 방향 전환은, 여성 고용정책의 오랜 화두였던 ‘경력단절 여성을 어떻게 다시 취업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애초에 경력이 끊기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시도다.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10년 사이 3.6퍼센트포인트 줄었다는 통계는 단순한 인구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앞으로 경기도 노동시장에 들어올 여성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미혼과 고학력이 늘고 다자녀 가구가 줄어드는 인구구조 변화, 그리고 경력단절 이후 임금이 80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실을 함께 놓고 보면, 취업자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이 연구보고서의 제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지역 기반 일자리 발굴과 생애주기별 지원체계로 구체화될 때, 경기도 여성 노동시장의 지속가능성도 비로소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근로형 여성 일자리 정책 활용 안내
이번 연구보고서에 관심 있는 도민이나 관계 기관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누리집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누리집의 ‘정책연구’ 게시판에 게재돼 있으며, 지역별·생애주기별 여성 노동시장 데이터와 정책 제언을 함께 담고 있다.
경력단절 예방이나 재취업, 직업훈련과 관련한 구체적인 상담을 원하는 여성은 거주 지역 관할 새일센터를 통해 심층상담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구 내용이나 정책 방향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031-270-6607)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