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광역 화재안전망, 98억 들여 산업단지 화재 골든타임 지킨다
경기도,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실증사업 공모 최종 선정
수원·화성·이천 산업단지·전통시장에 AI 광역 화재안전망 구축
그래핀 전자코 센서와 소방로봇까지, 감지에서 진압까지 잇는다

경기도, AI 광역 화재안전망 구축에 나서다
경기도가 2027년 12월까지 산업단지와 물류시설, 전통시장 등 화재 고위험 시설에 인공지능 기반 AI 광역 화재안전망을 구축한다. 경기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6년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실증·확산’ 공모사업에 ‘산업단지·물류시설 AI 화재 조기감지 시스템 구축안’이 최종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2027년 12월까지 국비 59억 원을 포함한 총 98억 원이 투입된다.
비거주 시설 화재 41.8%…골든타임이 문제다
2025년 경기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도내 공장·창고 등 비거주 시설 화재는 전체 화재의 41.8퍼센트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소방 현장에서는 골든타임, 즉 초기 진압 여부가 인명과 재산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데, 이러한 시설 다수가 상주 인력이 적은 탓에 화재 발생 시 조기 감지가 지연되고 대형 피해로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온디바이스 AI 감지 체계를 구축해 화재 현장의 비상 상황 판단과 대응을 즉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AI 광역 화재안전망 사업의 핵심이다.
서버 없이 현장에서 즉시 판단하는 온디바이스 AI
온디바이스 AI는 수집한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기기에 탑재된 AI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화재 현장처럼 취약한 환경에서도 독립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AI 서버와의 통신 지연 없이 신속한 데이터 분석과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는 온디바이스 AI를 안전 분야에 우선 적용해 AI 기반 화재 안전 서비스를 실증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광역형 재난안전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래핀 전자코 센서와 국산 AI 반도체가 만드는 조기 감지
AI 광역 화재안전망의 주요 사업 내용은 기존 CCTV 기반 감시를 AI 기반으로 전환해 불꽃과 연기 등 화재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래핀 전자코 센서를 활용해 가스 등 화학물질의 변화를 분석하고, 국산 AI 반도체를 적용해 현장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함으로써 화재와 이상징후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탐지한다. 감지된 정보는 통합관제 플랫폼으로 전송되며, 플랫폼은 위험도를 분석해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보고서를 자동 생성해 신속한 초동 대응을 지원한다.
감지를 넘어 진압까지…수원서 AI 소방로봇 실증
수원시 자원순환센터에서는 AI 기반 소방로봇을 활용한 피지컬 AI 현장 실증이 병행된다. 화재 발생 시 로봇이 현장에 투입돼 영상과 열원을 확인하고 초동 진압을 수행해 재난 현장 대응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실증에는 AI 화재탐지진압 로봇 전문기업 엠젠솔루션이 참여해 자사의 로봇 알파로버를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테크노파크·3개 시·8개 AI기업이 뭉치다
AI 광역 화재안전망 구축 컨소시엄은 사업 수행기관인 경기테크노파크를 비롯해 수원시, 화성시, 이천시와 AI 전문기업 등으로 구성됐다. 사업에는 아울네스트, 브레인치즈, 이씨마이너, 어드밴트, 베스트디지탈, 다인정보기술, 시큐인포, 엠젠솔루션 등 AI 전문기업이 참여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등 분야별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
델타플렉스부터 향남제약단지까지…실증 무대는 어디
AI 광역 화재안전망의 실증 대상은 수원 델타플렉스와 화성 향남제약단지·전통시장, 이천 산업·패션·물류단지 등이다. 산업단지와 전통시장이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시설을 함께 실증 대상으로 삼은 것은, 상주 인력이 적은 산업 현장과 노후 시설이 많은 전통시장 모두 화재에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민이 체감하는 AI 행정혁신부터”…경기도의 다짐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은 “AI 행정 혁신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서부터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행정 현장에 적용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AI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사례를 확보해 AI 행정 혁신의 확산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능형 CCTV 인증부터 시작된 스마트 화재감지의 역사
국내 화재감지 기술은 연기나 열을 감지하는 단순 센서 방식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영상 분석 기반의 지능형 CCTV로 진화해왔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능형 CCTV의 활용 영역이 넓어지자 배회, 침입, 화재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성능시험 인증 분야를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 자체 연구진과 국내 AI 기업들과 협력해 제조업 환경에 특화된 화재 감지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가 있다. 가연성 가스와 화학물질이 얽힌 복잡한 공정 환경에 맞춰 정상적인 열이나 증기와 화재 징후를 구별하는 판별 모델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AI 광역 화재안전망 역시 이런 산업 현장 맞춤형 감지 기술의 연장선에 있다.
전국 화재 4만 건 육박…비주거시설 비중이 가장 높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3만8857건으로, 이 가운데 비주거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가 37.3퍼센트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경북 지역만 놓고 봐도 2024년 화재 발생 건수는 2932건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공장 등 대형 산업시설 화재가 다수 발생하며 재산 피해액은 오히려 255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비거주 시설 화재 비중 41.8퍼센트는 이 같은 전국 평균보다도 높은 수치로, 산업단지가 밀집한 경기도의 지역적 특성을 보여준다.
화성·수원도 개별 선정…온디바이스 AI 안전산업 확산
이번 공모에서는 경기도 차원의 사업뿐 아니라 화성특례시와 수원특례시도 각각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실증·확산 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특례시는 총사업비 26억 원 규모의 온디바이스 AI 화재안전 실증사업을, 화성특례시는 화재 감지 시스템 실증 사업을 별도로 추진 중이다. 이는 온디바이스 AI 기반 화재 안전 서비스가 특정 사업 하나에 그치지 않고, 도내 여러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는 산업 흐름을 보여준다.
실속은 골든타임, 연결은 관제와 현장의 밀착이다
AI 광역 화재안전망의 실속은 상주 인력이 적어 화재 발견이 늦어지던 산업 현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한다는 데 있다. 연결의 지점은 경기도와 수원·화성·이천 3개 시, 경기테크노파크, 8개 AI 전문기업이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묶여 감지부터 관제, 초동 진압까지 이어지는 대응 체계를 함께 구축했다는 데서 드러난다. 특히 감지된 정보가 통합관제 플랫폼을 거쳐 담당자에게 자동 통보되고 소방로봇까지 연계되는 구조는, 사람이 놓칠 수 있는 화재 초기 징후를 기술이 먼저 포착해 현장과 행정을 실시간으로 잇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 “오탐지 줄이는 다중 센서 융합이 관건”
업계에서는 AI 화재감지 시스템이 늘어나는 가운데, 먼지를 연기로 착각하거나 수증기를 화재 신호로 오인하는 오탐지 문제가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영상 분석만이 아니라 온도, 가스 등 여러 센서 신호를 함께 분석하는 다중 센서 융합 방식이 오탐지를 줄이는 핵심으로 꼽힌다. AI 광역 화재안전망이 영상 기반 CCTV 분석에 그래핀 전자코 센서라는 가스 감지 기술을 함께 적용한 것도 이 같은 오탐지 문제를 줄이려는 설계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이 조합이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는 실증 기간의 데이터로 검증돼야 할 부분이다.
2027년 이후, 광역형 재난안전 모델로 확산될까
경기도는 이번 실증을 통해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광역형 재난안전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원, 화성, 이천 세 곳에서의 실증 성과가 확인되면, 산업단지가 밀집한 다른 시군으로 이 모델이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AI 기반 화재 대응 솔루션을 산업단지와 물류센터, 자원순환시설, 공장 등 다양한 산업현장으로 넓혀가겠다는 참여 기업들의 계획도 이런 확산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AI 광역 화재안전망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기술이 사람의 눈과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얼마나 촘촘하게 메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상주 인력이 적은 산업단지와 노후한 전통시장은 그동안 화재 앞에서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면서도 가장 늦게 발견되는 공간이었다. 경기도가 그래핀 전자코 센서와 국산 AI 반도체, 소방로봇까지 결합한 것은 감지에서 진압까지 이어지는 공백을 기술로 메우려는 시도다. 다만 온디바이스 AI가 실제 산업 현장의 다양한 열원과 가스, 조명 조건 속에서 오탐지 없이 작동하는지는 2027년까지 이어질 실증 기간 동안 데이터로 증명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AI 광역 화재안전망이 시연을 넘어 현장에서 검증된 모델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실질적 안전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I 광역 화재안전망 참여 안내
AI 광역 화재안전망 실증 사업은 수원 델타플렉스, 화성 향남제약단지·전통시장, 이천 산업·패션·물류단지 입주 업체와 상인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된다. 해당 지역 내 사업장 관계자는 실증 기간 동안 기존 CCTV 설비를 AI 기반 감지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 협조하면 화재 조기 감지와 자동 알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업 참여나 협력을 원하는 AI·안전 관련 기업은 사업 수행기관인 경기테크노파크를 통해 관련 문의를 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 AI산업육성과(031-8008-4285)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