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패스 오픈 플랫폼, 지갑 속 카드 5장을 1장으로…경기연구원 제안

경기연구원, 원패스 오픈 플랫폼으로 교통·문화·복지 카드 1장 통합 제안
복지 미신청 사각지대 40% 자동 해소…연 200억 원 절감 효과
2027년 경기도 선도, 2031년 전국 확산까지 3단계 로드맵

경기연구원이 제안하는 원패스 오픈 플랫폼 개념도
경기연구원이 현재 수도권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수많은 공공카드를 단 1장의 실물 카드로 통합하는 원패스 오픈 플랫폼 구축 전략을 제안했다.[이미지=경기도]

경기연구원, 원패스 오픈 플랫폼 구축 전략 제안

경기연구원이 ‘원패스 하나로 교통, 문화, 공공서비스를 누리자’ 보고서를 발간하고 수많은 공공카드를 단 1장의 실물 카드로 통합하고 온·오프라인 혜택을 알아서 찾아주는 원패스(One-Pass) 오픈 플랫폼 구축 전략을 제안했다.

지갑 속에 교통카드, 지역화폐, 노인 전철 무료카드, 복지카드까지 여러 장의 카드를 챙기느라 번거로웠던 불편이 원패스 오픈 플랫폼 도입으로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모두의카드·The경기패스·기후동행카드, 수도권 4~5종 교통패스 난립

현재 수도권에는 모두의카드(K-패스), The경기패스, 서울 기후동행카드 등 4~5종 이상의 교통패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용자들의 혼란이 크다. 특히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지하철 무임승차와 버스 할인을 동시에 받기 위해 서로 다른 카드 2장을 발급받아 지갑에 넣고 다녀야 했다.

앱 회원가입이나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치지 못해 혜택을 포기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실제로 혜택 자격이 있음에도 신청 방법을 몰라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구가 전체 빈곤층의 약 40%에 달할 정도로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타 지자체 브랜드 유지하는 ‘단일 플랫’ 전략, 카드 발급은 1장

경기연구원이 제시한 원패스 혁신안의 핵심은 타 지자체의 브랜드를 그대로 존중하면서 카드는 단 1장으로 합치는 ‘단일 플랫’ 전략이다. 이용자는 카드 1장만 들고 다니면 되지만 서울에서는 기후동행카드로, 경기도에서는 The경기패스로 자동 인식되어 혜택이 적용된다.

또한 정부24의 공공 마이데이터와 API 연동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는 즉시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보육, 문화, 청년지원, 지역화폐 등 모든 공공 혜택이 알아서 켜지는 ‘자동 등록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를 통해 복잡한 신청 절차 때문에 복지 혜택을 놓치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500만 모두의카드 이용자 승계, 만 19세 되면 자동으로 청년 혜택 전환

새로운 카드를 계속 새로 발급받을 필요 없이 기존 500만 모두의카드 이용자의 적립 및 환급 이력이 원패스 계정으로 자동 승계된다. 어린이와 청소년 역시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더라도 카드를 재발급할 필요 없이 만 19세가 되는 날 자동으로 청년 혜택으로 전환된다.

어르신의 경우 단 1장의 카드로 지하철을 탈 때는 무임 처리가 되고, 버스를 탈 때는 모두의카드 30% 할인이 알아서 적용되는 등 생활 속 불편이 완벽히 해소된다.

중복 발급 비용 연 200억 원 절감, 2027년 경기도가 선도 추진

경기도는 오는 2027년부터 청소년 교통비 월정산과 자격 자동등록 시스템 등을 선제적으로 시행한 뒤, 2029년 수도권 전체 확대, 2031년 전국 확산이라는 3단계 로드맵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국무조정실 산하에 범부처 ‘원패스 추진위원회’를 설치하여 정권이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 가능한 행정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을 함께 제안했다. 중복 카드 발급에 드는 비용을 연 200억 원 절감하고 행정 효율화도 함께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경기연구원의 설명이다.

1997년 홍콩 옥토퍼스카드, 경제활동인구 99%가 소지한 만능카드

교통과 결제, 생활 서비스를 한 장에 묶는 통합카드 모델은 해외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검증돼 온 방식이다. 홍콩의 옥토퍼스카드는 1997년 9월 처음 도입된 비접촉형 선불카드로, 교통 기관뿐 아니라 편의점, 슈퍼마켓, 패스트푸드점, 거리 주차 미터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 카드다.

홍콩 정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의 99퍼센트가 옥토퍼스카드를 소지하고 있어, 사실상 홍콩인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런던 역시 오이스터카드를 통해 지하철, 버스, 트램, 페리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하나의 카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해왔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교통카드 하나가 결제와 생활 서비스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지향하는 방향, 즉 교통을 넘어 문화·복지 혜택까지 아우르는 통합 카드 모델은 이 같은 해외 선례의 국내판 확장으로도 볼 수 있다.

K-패스 500만 명, 1인당 평균 4만 4천 원 환급…통합 요구 지속

국내 교통패스의 최근 흐름을 보면 통합 필요성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전국 500만 명의 대중교통 이용객이 K-패스를 통해 1인당 평균 4만 4,000원의 교통비를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기후동행카드를 운영하는 서울시와 K-패스, The경기패스를 함께 지원해야 하는 경기 지자체들 사이에서는 교통패스의 혜택이 점차 확대되면서 두 사업의 성격이 유사해지고 있는 데다, 이를 모두 지원하는 경기도 지자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호소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가 K-패스 체계로 흡수 통합되는 방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기본 서비스는 모두의카드, 즉 K-패스 체계로 통합되고 기존 기후동행카드 시스템은 종료되며, 서울시민 특화 서비스는 ‘기후동행카드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얹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제안하는 ‘단일 플랫’ 전략, 즉 카드는 하나로 통합하되 지자체별 브랜드는 유지하는 방식과 궤를 같이하는 실제 사례로 볼 수 있다.

복지사각지대 142만 명 중 41.6%는 여전히 무지원…신청주의의 한계

복지 사각지대 문제의 심각성도 최근 통계로 뒷받침된다. 지난해 복지사각지대로 발굴된 대상자는 142만 3,466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59만 1,806명, 41.6퍼센트는 어떠한 복지서비스도 받지 못했다.

지역 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지방자치단체 복지담당 공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3.2퍼센트가 사각지대가 ‘많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첫째 원인으로 복지대상자들이 제도 자체를 몰라 신청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내세우는 자동 등록 시스템은 바로 이 ‘신청주의’의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설계다.

복지멤버십 1,201만 명 가입에도 2050세대 참여는 7분의 1 수준

정부가 이미 운영 중인 유사 제도의 성과와 한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6년 3월 기준 복지멤버십 누적 가입자 수는 1,201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가입자의 연령과 가구 구성, 경제 상황 등 공적 자료를 시스템이 주기적으로 분석해 신상 변화가 생길 때마다 필요한 지원책을 자동으로 안내해 주는 방식이다.

다만 60대 가입자가 462만 명, 70대 이상이 312만 명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20대부터 50대까지 청장년층의 가입 규모는 고령층 가입자의 약 7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이는 복지 정보 자동 안내 시스템 자체는 이미 존재하지만, 이용자가 이를 인지하고 활용하는 접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교통카드라는 이미 익숙한 매개체에 복지 자동 등록 기능을 얹으려는 것도, 복지멤버십처럼 별도 시스템을 알아서 찾아 가입해야 하는 구조가 가진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각도 분석, 마이데이터 연동이 여는 가능성과 남는 과제

원패스 오픈 플랫폼 구상을 다각도로 살펴보면, 이 제안의 실현 가능성은 결국 두 층위의 과제에 달려 있다. 하나는 정부24 마이데이터와 여러 부처·지자체 시스템 간의 실질적인 연동이 얼마나 매끄럽게 이뤄지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시와 경기도처럼 서로 다른 요금 체계와 혜택 구조를 가진 지자체들이 하나의 카드 안에서 각자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도 통일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다.

앞서 살펴본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의 통합 사례에서도 시스템 협의와 예산 규모 산정에 상당한 실무 조율이 필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패스 오픈 플랫폼 역시 기술적 통합보다 행정 간 협의 과정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연구원이 국무조정실 산하 범부처 추진위원회 설치를 함께 제안한 것도 이러한 조율 부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점산 선임연구위원 “소외됐던 도민의 권리 되찾는 포용적 혁신”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패스는 단순히 교통카드 몇 장을 합치는 사업이 아니라, 복잡한 신청 절차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 할 복지에서 소외되었던 도민들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포용적 공공 플랫폼 혁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도가 2027년부터 단독 추진 가능한 과제부터 발 빠르게 시작하면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전국으로 이어지는 선도적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시각은 앞서 수도권 교통패스 통합을 연구한 다른 전문가들의 진단과도 맞닿아 있다. 한 연구는 장기적으로 수도권 전역에 통합 요금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위한 방안으로 수도권 요금지원제도 설계와 행정적 협력체계 구축, 통합데이터 기반의 초광역 단위 교통정책 확장 등을 제시했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제안하는 마이데이터 연동과 범부처 추진위원회 구성은 이러한 통합데이터 기반 접근을 교통을 넘어 복지·문화 영역까지 확장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전망, 2027년 단독 추진 가능 과제부터 2031년 전국 확산까지

경기연구원이 제안한 로드맵대로라면 원패스 오픈 플랫폼은 2027년 경기도 단독 시행을 시작으로 2029년 수도권 전체, 2031년 전국으로 단계적으로 확산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연구원 차원의 제안이며,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경기도와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유관 기관의 협의와 예산 확보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최근 K-패스와 기후동행카드가 통합되는 사례에서 나타났듯, 서로 다른 사업 주체 간 시스템 조정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제안하는 대로 2027년 청소년 교통비 월정산과 자격 자동등록 시스템처럼 경기도가 단독으로 추진 가능한 과제부터 먼저 시행한다면, 범부처 협의가 필요한 과제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그리는 밑그림은 결국 카드 한 장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국민에게 혜택을 전달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자는 제안에 가깝다. 지금까지 복지 제도는 대체로 국민이 자신의 자격을 스스로 확인하고 신청해야 혜택을 받는 ‘신청주의’ 구조였다. 그 결과 142만 명 넘게 발굴된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 중 41.6퍼센트가 여전히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이어져 왔다. 복지멤버십이라는 자동 안내 시스템이 이미 1,201만 명 넘는 가입자를 모았음에도 청장년층 참여가 저조한 것은, 좋은 제도라도 이용자가 접하는 접점이 낯설면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은 이 접점을 이미 누구나 매일 쓰는 교통카드로 바꾸자는 발상이다. 어르신이 지하철을 탈 때 자연스럽게 무임 혜택이 적용되듯, 복지 혜택도 신청이 아니라 자격이 생기는 순간 자동으로 켜지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물론 그 실현은 마이데이터 연동의 기술적 완성도와 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율이라는 두 개의 관문을 넘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제안이 던지는 질문, 즉 복지는 왜 여전히 국민이 먼저 찾아야만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경기도를 넘어 전국의 행정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원패스 오픈 플랫폼 활용 안내

원패스 오픈 플랫폼은 아직 경기연구원의 정책 제안 단계로, 실제 카드 발급이나 서비스 신청은 현재로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보고서 원문과 세부 추진 방안에 관심 있는 도민이나 기관은 경기연구원(031-250-3292)을 통해 ‘원패스 하나로 교통, 문화, 공공서비스를 누리자’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이용 가능한 교통패스는 모두의카드(K-패스), The경기패스, 서울 기후동행카드 등 기존 체계이며, 원패스 오픈 플랫폼이 실제 정책으로 추진될 경우 2027년 경기도 선도 시행을 시작으로 관련 절차와 신청 방법이 별도로 안내될 예정이다. 향후 추진 상황은 경기도 및 경기연구원의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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