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 취약시설 96만 곳 점검 마치고 장마 앞에 서다
추미애 지사, 재난안전상황실 찾아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 직접 점검
도-시군-민간 합동 TF, 96만여 취약시설 점검 완료
지하공간·하천·산사태 3대 유형 중심 사전 통제·대피 체계 가동

추미애 지사, 재난안전상황실 찾아 대비태세 직접 챙기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6일 오전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를 직접 점검했다. 지난 1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추 지사는 이날 장마전망 등 올 여름 기상상황과 여름철 풍수해 대비 종합대책, 경기도 재난대응체계 등을 보고받았다.
“돌발 사고 대비하라”…비상 연락체계 유지 당부
추 지사는 이 자리에서 “모레까지는 비가 더욱 세진다고 하니 집중해서 잘 살펴봐주시고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놓치지 말고 현장을 챙겨달라”고 말했다. 이어 “무사히 지나가길 간절히 바라지만 어디서든 사고는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비상 연락체계를 잘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부단체장 중심 상황총괄…3대 유형 사전통제 지시
추 지사는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대비태세 확립 및 상황총괄관리를 지시했다. 또 산사태, 하천, 지하공간이라는 인명피해 3대 유형 중심의 사전 예찰·점검 및 사전통제를 주문했다. 주민대피지원단 등을 활용한 우선대피대상자 지원체계 정비와 사전대피, 대피발령 필요 시 재난 예·경보시설과 민방위 경보시설을 함께 활용한 긴급상황 전파도 함께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하공간 침수, 하천 급류, 산사태 등 재난취약지역 사전점검과 자율방재단, 주민대피지원단 등 현장인력의 비상연락체계 점검을 통해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도-시군-민간 합동 TF, 96만여 취약시설 점검 마치다
경기도는 올 여름 풍수해에 대비해 도-시군-민간 합동 재해예방대책 전담조직, 이른바 TF를 가동해왔다. 이를 통해 도내 96만여개 취약시설에 대한 점검을 완료하고 지속적인 후속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첨단기술 기반의 지하공간·하천·산사태 통제·대피 대응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침수감지알람장치, 자동차단시설 등 취약분야 인프라 개선 역시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추진해왔다.
2023년 오송 참사, 지하공간 안전을 되짚게 하다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가 왜 지하공간을 3대 인명피해 유형 중 하나로 특정했는지는 과거 사고를 살펴보면 분명해진다. 2023년 7월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이 범람하며 차량 17대가 물에 잠기고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사고는 배수펌프가 작동하지 않고 출입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관리 시스템 부재가 빚은 인재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이 사고 이후 침수 감지와 경보 발령, 차량 진입 통제, 배수 자동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안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 초량과 경기 가평…반복되는 침수·산사태 인명피해
지하차도 참사는 오송이 처음이 아니었다. 2020년 7월 부산 초량제1지하차도에서는 기록적 폭우로 차량 7대가 물에 잠기며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7월 가평군 조종면 등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강물 범람과 산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가평에서 3명, 포천에서 1명이 숨지고 가평에서 4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났다. 산지와 계곡 인근에 펜션과 캠핑장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짧은 시간에 큰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은, 산사태와 급류가 지하공간 못지않게 경기도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유형임을 보여준다.
지하차도 안전시스템,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도지사의 이번 지시가 얼마나 실효성을 갖는지는 그간의 이행 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경기도는 2023년 도내 302개 지하차도를 전수조사해 221개소에 자동 진입차단장치 설치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수위계와 자동차단시설, CCTV, 경보시설 등을 2026년까지 연차적으로 설치해 안전 시스템을 완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즉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의 핵심 인프라인 지하차도 자동차단시스템은 올해가 목표 완료 시점으로, 아직 전면 가동 단계는 아니다.
지난해 가평 산사태 인명피해가 지하차도가 아닌 계곡·산지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3대 유형 지시는 지하공간 편중에서 벗어나 하천과 산사태까지 균형 있게 점검하겠다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다만 96만여개 취약시설 점검이 실제 현장에서 사전통제와 대피로 이어지는지는 장마가 본격화하는 이번 주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3년 전수조사부터 이어진 경기도의 재난 대응 연혁
경기도의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는 오송 참사 두 달 뒤인 2023년 9월 지하차도 전수조사에서 본격화됐다. 당시 도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안전 강화를 추진하며 감시·통제 인력 강화만으로는 이상기후 장마와 국지성 집중호우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매년 우기를 앞두고 진입차단시스템 설치와 취약시설 점검을 반복해왔고, 올해는 그 범위를 96만여개 시설과 3대 인명피해 유형으로 확장한 것이 이번 보도자료의 핵심이다.
302개 지하차도, 221개소가 여전히 개선 대상이다
수치로 보면 경기도의 대응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도내 지하차도는 총 302개이며, 이 가운데 221개소가 자동 진입차단장치 등 추가 안전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올해 1차로 도비 175억원을 투입해 지하차도 77곳에 자동 진입차단시스템을 설치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모든 안전시설을 갖추는 데는 지하차도 1개당 3억원가량이 필요하다. 96만여개 취약시설 전체를 놓고 보면 지하차도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번 점검이 담아낸 범위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타 지자체도 잇따라 3대 유형 통제체계 정비
지하공간 안전관리는 경기도만의 과제가 아니다. 부산은 초량지하차도 사고 이후 동구 관내 모든 지하차도에 차단 시설을 새로 설치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오송 참사 이후 지하차도 인명피해 근절을 위한 통제기준 개선과 진입차단시설 설치 확대 및 의무화, 산사태 취약지구 전면 재검토 등의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경기도의 인명피해 3대 유형 중심 점검 역시 이 같은 전국적 흐름 속에서 지하공간에 국한하지 않고 하천과 산사태까지 포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속은 예방, 연결은 상황실과 현장의 밀착이다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가 갖는 실속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대신, 사고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 지점을 걸러내 피해 자체를 줄이는 데 있다. 연결의 지점은 도지사가 재난안전상황실을 직접 찾아 부단체장 중심 체계를 지시하고, 도-시군-민간 합동 TF가 96만여개 시설을 함께 점검했다는 데서 드러난다. 도청과 시군, 자율방재단, 주민대피지원단이 하나의 상황실 아래 연결될 때, 개별 시군의 역량 차이로 생기는 안전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지시의 함의다.
전문가 “설비 확충만으론 부족…통합 관리체계 필요”
전문가들은 지하차도 등 재난취약시설 대책이 설비 설치에만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배수펌프 등 설비가 갖춰져 있어도 제때 작동하지 않거나 수동 점검에 의존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 부서 간 권한 분산을 해소하고 관리 책임자를 명확히 하며 표준화된 관리 매뉴얼을 갖추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부단체장 중심 상황총괄관리를 지시한 이번 조치는 이 같은 권한 분산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극한호우 일상화…선제 대비 중요성 커진다
기상 전문가들은 최근의 집중호우 양상을 두고 짧은 시간에 예보치를 크게 웃도는 강수량이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가평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가 단 몇 시간 만에 쏟아지며 피해가 커졌다.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 강우가 반복될수록 사전 예찰과 조기 통제의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침수 이력 중심의 낡은 등급화 기준 대신 안전시설 중심 평가로 바꿔달라고 중앙정부에 건의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는 앞으로도 매년 갱신될 수밖에 없는 상시 과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는 결국 재난 앞에서 행정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촘촘하게 움직이느냐를 시험하는 척도다. 도지사가 상황실을 직접 찾아 비상 연락체계를 강조한 것은 상징적 행보를 넘어, 오송과 초량, 가평에서 반복된 인재의 공통 원인, 즉 정보는 있었으나 전달과 통제가 늦었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96만여개 취약시설 점검이 숫자로만 남지 않으려면, 지하차도 자동차단시스템처럼 아직 완성 전인 인프라의 진행 상황을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목표 시점까지 책임 있게 완주하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가 매뉴얼 위의 문구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때, 비로소 도지사가 당부한 “비상 연락체계 유지”라는 말이 완성될 수 있다.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 활용 안내
도민들은 여름철 풍수해 대비태세에 맞춰 몇 가지 사항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지하차도, 하천변, 산사태 우려 지역을 지나야 할 경우 기상특보 발령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침수 흔적이나 통제 안내가 있으면 즉시 우회해야 한다.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 공간에 거주하는 주민은 호우특보 시 주민대피지원단의 안내에 따라 사전대피를 준수하는 것이 안전하다. 민방위 경보나 재난 예·경보시설을 통한 대피명령이 내려지면 지체 없이 이동해야 하며, 피해나 위험 상황을 발견하면 시군 재난안전상황실이나 119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