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광역철도, 추미애 지사 국토부 장관 만나 40개 사업 반영 요청
추미애 지사, 김윤덕 국토부 장관 면담…경기남부광역철도 등 40개 사업 건의
경기남부광역철도, B/C값 1.2로 경제성 입증… 민선 9기 청원 1호
국가철도망 예산 40조 원 대 지자체 건의 650조 원, 경기남부광역철도의 승부처

국토발전전시관서 이뤄진 경기남부광역철도 반영 요청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27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경기남부광역철도 등 경기도가 건의한 주요 철도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추 지사는 이날 고속철도 3개, 일반철도 8개, 광역철도 29개 등 도가 건의한 40개 사업의 구체적인 당위성을 설명하며, 특히 민선 9기 청원 1호로 접수된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집중 건의했다.
“출퇴근길 정체 심하고 경제성 가장 높다”
추미애 지사는 “화성에서부터 쭉 올라와서 서울 쪽으로 이어지는 교통망인데 실제 여기가 출퇴근길 교통 정체가 심하고 시군 용역 결과 경제성(B/C값)이 제일 높다”면서 “관련 시들의 재정상태가 괜찮아서 중앙정부 예산만 뒷받침된다면 사업 추진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경기남부광역철도가 단순한 지역 민원이 아니라 이미 경제성 검증을 마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정부 예산만 확정되면 관련 시·군의 재정 여건상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 없다는 뜻이다.
잠실~봉담 50.7㎞, 경기남부광역철도의 실체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잠실~판교~수지~광교~봉담을 연결하는 길이 50.7㎞의 복선철도다. 봉담부터 잠실 종합운동장까지 58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서울 접근성이 열악한 경기 남부권 420만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추 지사는 도민 답변 영상에서 “경기남부광역철도는 4개 시 공동 용역을 통해 경제성(B/C 1.2)과 타당성이 이미 입증된 준비된 사업”이라고 밝혔다. 통상 공공투자사업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1을 넘으면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되는데, 경기남부광역철도의 4개 시(용인·성남·수원·화성) 공동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가 이 기준을 웃돈 것이다.
민선 9기 청원 1호가 된 사연
경기남부광역철도가 갖는 상징성은 ‘청원’이라는 절차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12일 경기남부광역철도의 5차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을 바라는 청원인이 1만 명을 넘으면서 추미애 지사 취임 이후 제1호 경기도 청원으로 선정됐다.
경기도 청원 제도는 도지사가 직접 청원인 1만 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 게시글에 대해 서면 답변을 하거나 사안과 관련한 동영상 게시, 현장 방문 등을 해야 하는 제도다. 추 지사는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을 마친 직후 현장에서 민선 9기 청원 1호에 대한 도민 답변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장관 면담과 도민 답변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어붙인 것은 이번 요청이 행정 절차를 넘어 도민과의 약속이라는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GTX와 반도체벨트, 함께 언급된 이유
이 자리에서 추 지사는 GTX에 대해서도 “경기도에서 출퇴근을 해봤다. 화성 기아자동차 현지 공장 시찰 시 얼마나 길이 막히는지 곳곳이 병목이다”며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경기도 노선이 반영되면 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서 반도체 벨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경기남부광역철도를 포함한 경기도 철도망 확충이 단순한 교통 편의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논리로 읽힌다. 화성·평택 등 반도체·자동차 산업 벨트로 이어지는 교통 인프라 확충이 곧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취지다.
40조 원 대 650조 원,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이유
경기도가 이토록 강하게 경기남부광역철도 반영을 촉구하는 배경에는 극심한 예산 경쟁이 있다. 올해 4월 기준 국가철도망 계획 예산은 40조 원 수준인데, 전국 지자체들이 제안한 노선은 약 250개, 총 65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대비 건의 규모가 16배를 넘는 셈이다.
경기도는 정치력과 인구 규모, 지역세를 바탕으로 40개 사업을 건의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업을 신청한 지자체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는 지난 24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의 면담에서도 국가철도망 신규사업 규모를 10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사흘 만에 기획예산처와 국토교통부를 잇달아 찾은 것은, 예산 총량이 늘어나야 경기도 사업이 반영될 여지도 커진다는 계산이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수도권 역차별 우려와 정책 긴장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당초 2025년 7월 발표를 목표로 했으나 여러 차례 일정이 지연됐다. 이 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추진할 철도 건설의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국토교통부가 5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해 고시한다.
여기에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예산 배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총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방 위주로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도권에서 건의한 노선들이 상당수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수도권 지자체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GTX를 제외한 노선들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별도로 독자적인 구축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경기도가 경기남부광역철도의 경제성(B/C 1.2)을 유독 강조하는 것은, 균형발전 논리에 밀려 수도권 사업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해 ‘경제성으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기획예산처 이어 국토부, 연쇄 설득전
이번 면담은 지난 24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면담에 이은 두 번째 중앙부처 설득 행보다. 앞선 면담에서 추 지사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를 구하며 경기남부광역철도의 예비타당성 경제성이 가장 높게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번 국토부 면담에서는 예산 편성권을 가진 기획예산처를 넘어 실제 철도 계획을 짜는 국토교통부를 직접 찾아 같은 사업을 다시 설명한 것이다.
정책 결정 구조상 기획예산처는 예산 총량을, 국토교통부는 개별 사업의 계획 반영 여부를 각각 쥐고 있다. 경기도가 두 부처를 사흘 간격으로 잇달아 찾은 것은, 예산 확대와 개별 사업 반영이라는 두 갈래 요청을 병행해야 실제 반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도의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
추 지사는 도민 답변 영상에서 “지난 24일 기획예산처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철도망 신규사업 규모 확대를 강력히 요청한 데 이어, 오늘 국토부 장관에게도 직접 필요성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들과 했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로 제5차 국가철도망 반영을 위해 도의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는 경기남부광역철도 등 경기도 건의사업들이 최대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지자체의 건의는 국토부에 대한 요청일 뿐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제 반영 여부는 국토교통부의 최종 고시가 나와야 판가름 난다. 예산 총량이 얼마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경기남부광역철도를 포함한 경기도 40개 사업의 반영 폭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남부광역철도 관련 정보 확인 가이드
경기남부광역철도를 비롯한 경기도 건의 철도사업의 추진 상황은 경기도청 철도정책과(031-8030-482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발표 일정과 최종 반영 사업 목록은 국토교통부의 공식 발표와 고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관련 소식은 국토교통부 누리집과 경기도청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청원 제도를 통해 특정 사업에 대한 의견을 내고자 하는 도민은 경기도 청원 게시판에서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도지사의 서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