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가동, 8월 말까지 4대 과제로 비상 대응책 마련한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주형철 경제부지사 단장 맡아 10일 첫 회의
세출 구조조정부터 세입 확충까지 4대 과제로 8월 말 대응책 완성
9월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실행위원회 출범 예고…경기도 재정 정상화 3주 승부수

주형철 경제부지사 단장, 50명 규모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첫 회의
경기도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에 이은 특별 지시에 따라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를 가동하며 비상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10일 경기도청에서 주형철 경제부지사 주재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1차 회의를 열고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는 주형철 부지사가 단장을 맡고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실국장과 외부 전문가 자문단 등 총 50명이 참여한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조직은 세출분야, 세입·세제개편, 소통·홍보, 대외협력 등 4개 분과로 운영된다. 이 전담조직은 단기 세출 구조조정부터 중장기 세입·제도 개혁까지 도 재정 정상화 종합 전략을 8월 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근본 원인은 낡은 지방재정제도”…주형철 부지사가 짚은 문제의 뿌리
주형철 경제부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도지사께서 지난 8월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셨다. 올해 한 해의 문제가 아니고 내년에도 여건은 나아지지 않기 때문으로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위기는 상시화된다”고 말했다.
주 경제부지사는 이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지방재정제도”라고 지적했다.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산업의 형태와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바뀌었고 복지 수요는 급증했는데도, 지방재정제도는 여전히 개발시대에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위기를 극복하는 두 갈래 해법은 낡은 지방재정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과 당면한 문제를 예산 구조조정으로 돌파하는 것”이라며 “위기는 곧 개혁의 최적기로 도청과 산하기관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을 때 이 엄중한 재정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7년 본예산 원점 재검토, 특별회계·기금·공공기관 재원까지 손댄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가 제시한 4대 핵심과제는 강력한 사업·재정 구조조정, AI 시대 세입 확충, 연대와 협력 강화, 전 구성원 자발적 절감이다.
첫 번째 과제인 사업·재정 구조조정에서는 2027년 본예산을 가용 재원 범위 내에서 원점 재검토하며, 중앙정부·시군·민간에서 할 일과 경기도의 역할을 재조정해서 살펴볼 예정이다. 특별회계, 기금, 공공기관 재원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진다. 도는 기계적인 일괄 삭감 없이 ‘핀셋 조정’으로 민생·안전 사업을 보호하고 사업 방식 혁신으로 공공서비스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깎기 위한 추경 아닌 채우기 위한 추경”…민생 추경 준비 지시
주형철 부지사는 현재 부서에서 의회에 제출할 감액 추경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것은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라 4분기에 미처 담지 못한 민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민생 추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깎기 위한 추경이 아니라, 채우기 위한 추경이 되어야 한다”며 “관련 실국에서는 도민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민생, 안전을 확실히 지키는 안을 잘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가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줄어든 재원 안에서도 필수 민생 예산의 우선순위를 지키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국세-지방세 배분 구조 재설계, 지방세·세외수입 추가 발굴 착수
두 번째 과제인 세입 확충 분야에서는 미래 성장을 위한 지방사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지방 간 사무·재정 배분 구조를 재설계하고, 국가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되면 재정도 함께 따라온다는 원칙을 세울 방침이다. 지방세 및 세외수입 추가 발굴과 연도 내 추가 확보 가능한 세입 재원 재추계도 실행과제에 포함됐다.
세 번째 과제는 31개 시군, 경기도와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광역지자체들과 연대해 낡은 재정제도 개편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는 것이다. 경기도의회와 소통하며 각 과정을 진행하고, 진행상황을 도민들과도 공유할 계획이다. 마지막 과제는 모든 공직자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도청 및 공공기관 구성원 모두가 재정 주체로서 관행적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민생과 미래 투자에 예산이 제때 투입되도록 역량을 결집하도록 했다.
7,700억 원 감액 추경 불가피…41조 7천억 예산 중 자체 가용재원은 3조 5천억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가 출범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8월 5일 추미애 지사가 발표한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이 있다. 추 지사는 당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가 당장 7,700억원 규모 감액 추경을 해야 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도 전체 예산 41조 7,000억원 가운데 도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 5,000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예산의 약 8퍼센트 수준이다. 경기도 전체 예산의 49퍼센트에 달하는 복지사업, 국비 매칭사업, 시군 조정교부금 등은 이미 사용처와 부담 규모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추 지사는 아울러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위해 경기도가 전력·용수·교통망 확충에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지만, 법인지방소득세는 시군에 귀속돼 경기도는 정작 세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이 상황을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것처럼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없다”고 표현했다.
1999년 13.27%에서 2006년 19.24%로, 20년 넘게 정체된 지방교부세율
경기도가 지목한 ‘낡은 지방재정제도’의 뿌리는 지방교부세 법정률의 변천사에서 확인된다. 지방교부세 법정률은 1999년까지 13.27퍼센트였다가 2000년 15퍼센트, 2005년 19.13퍼센트를 거쳐 2006년부터 19.24퍼센트로 조정된 이후 20년 가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의 배분 비율 개편 역시 오랫동안 정체돼 있다. 문재인 정부 시기 2022년까지 2단계에 걸쳐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조정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지만, 기계적 평등으로 인해 현행보다 더 가난해지는 지자체가 다수 발생한다는 반발에 부딪혀 1단계인 74대 26까지만 조정된 뒤 멈춰선 상태다. 경기도가 이번 TF에서 국가-지방 간 사무·재정 배분 구조 재설계를 핵심 과제로 내건 것도 이러한 오랜 정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재정자립도 47.3%로 하락, 경기도 취득세 수입 3년 새 30% 감소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최근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990년대 60퍼센트대를 유지하던 전국 평균 순계 재정자립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6년 상반기 기준 47.3퍼센트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1.3퍼센트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2024년 기준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인 43.3퍼센트를 넘는 광역자치단체는 서울(74.0%), 세종(57.5%), 경기도(55.1%), 인천(49.6%), 울산(46.3%), 부산(45.1%), 대구(44.3%) 순이다. 경기도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재정 비상 선언에 이른 것은 세입 감소 속도가 그만큼 가팔랐다는 뜻이다.
실제로 경기도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 수준으로 30퍼센트가량 줄었다. 부동산 거래 침체가 도 세입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셈이다.
“현금 살포 정치가 본질” vs “낡은 세제가 원인”…여야 책임 공방
재정 비상 선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도의회 민주당은 재정 위기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불안감만 키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감액 추경의 피해가 도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측은 이번 경기 재정 파탄의 원인이 낡은 세제가 아니라 전임 지사 시절부터 이어진 현금 살포 정치와 노쇼 경제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추 지사 측은 재정난의 원인을 복지 확대가 아닌 인구 증가에 따른 관련 비용 증가로 설명하며, 과도한 복지 정책 탓으로 돌리는 정치권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러한 공방과 별개로 지역 언론의 사설 논조는 대체로 이번 선언을 다른 지자체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사설은 대다수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이전 재원에 크게 기대고 있으면서도 세수가 줄어도 선심성 사업과 보조금, 축제·행사조차 쉽게 줄이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도지사 취임 한 달여 만에 나온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을 정치적 행보로만 여기지 말고 다른 지자체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짚었다.
유바리시 파산부터 디트로이트까지, 재정위기가 부른 해외 지자체의 몰락
지방정부의 재정위기가 방치될 경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해외 사례가 잘 보여준다. 2006년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의 파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스페인 등 유럽 지자체의 재정위기, 2013년 7월 미국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신청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디트로이트시의 파산 원인은 자동차 산업 쇠퇴와 인구 감소에 따른 세수 감소, 공무원 연금 및 복지 비용 지출 증가 등이었다.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세수 기반 약화와 경직된 지출 구조가 맞물려 파국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경기도가 지목한 ‘AI 시대 산업구조 변화’와 ‘복지 수요 급증’이라는 두 원인과 구조적으로 겹치는 지점이 있다.
다만 국내 지방재정의 건전성은 아직 이 정도 위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은 GDP 대비 2%대, 예산 대비 20%대의 지방채 잔액을 유지하고 있어 GDP 대비 30%대, 예산 대비 130%대인 중앙정부에 비해 지방채 기준 재정상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다만 이는 부채 비율에 국한된 진단으로, 경기도가 겪는 자체 가용재원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와는 별개의 지표다.
나라살림연구소 “지방재정 감소 최소 18조원, 보통교부세 최저조정률 도입해야”
지방재정 전문 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세감소에 따른 지방재정 위축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내년도에 예상되는 재정위기 극복 방안이 중앙정부의 분담과 지자체의 자체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진단하며, 2025년 예산까지 단계적 정산을 통해 급격한 감소에 따른 지자체 충격을 완화하고, 재정 분권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 보통교부세 최저 조정률 도입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방재정 감소 규모를 최소 18조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전문가 진단은 경기도가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를 통해 추진하려는 ‘지방재정제도 근본 개혁’이라는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개별 지자체의 자체 절감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국세-지방세 배분 구조와 교부세 산정 방식 자체를 손보지 않는 한 유사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각도 분석, 구조적 불균형과 정치적 책임론이 뒤섞인 위기
이번 사태를 다각도로 살펴보면 최소 두 층위의 문제가 겹쳐 있다. 하나는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귀속 구조처럼 광역자치단체가 첨단산업 유치에 재정을 투입하고도 정작 그 세수 혜택은 기초자치단체로 돌아가는 제도적 불균형이다. 다른 하나는 취득세 수입 30퍼센트 감소로 대표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경기변동 요인이다.
여기에 전임 도정의 정책 기조를 둘러싼 정치적 책임 공방까지 더해지면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가 다뤄야 할 문제는 단순한 세출 구조조정을 넘어선다. 제도 개혁이라는 중장기 과제와 당장의 예산 절감이라는 단기 과제를 동시에 짊어져야 하는 셈이다. 4개 분과 체제로 조직을 나눈 것도 이처럼 성격이 다른 과제들을 병행 처리하기 위한 구조로 풀이된다.
전망, 8월 13일 2차 회의 거쳐 9월 실행위원회로 이어진다
도는 오는 13일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2차 회의를 거쳐 8월 말 대응책을 완성하고, 9월 중 ‘(가칭)재정위기 극복 실행위원회’를 출범해 추진사항에 대한 점검을 이어갈 예정이다.
3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세출 구조조정안과 세입 확충 방안, 감액 추경안까지 마련해야 하는 만큼, 실행 속도와 함께 각 시군·경기도의회와의 조율이 얼마나 원만하게 이뤄지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세 및 세외수입 추가 발굴과 국가-지방 간 사무·재정 배분 구조 재설계는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조 없이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과제여서, 경기도가 다른 광역지자체와의 연대를 통해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관철시키느냐가 이후 국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가 마주한 과제는 결국 두 개의 시간표를 동시에 감당하는 일이다. 하나는 당장 8월 말까지 완성해야 할 감액 추경과 세출 구조조정이라는 단기 시간표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교부세율이 20년 가까이 멈춰 서 있고 국세-지방세 배분 개편이 1단계에서 정체된 채 방치돼 온 지방재정제도라는 장기 시간표다. 3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단기 과제를 처리하면서 장기 과제의 물꼬까지 트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시도다.
그럼에도 경기도가 이 두 시간표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전담조직 안에 함께 담은 것은, 지금의 위기를 임기응변으로 넘기면 2~3년 뒤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 취득세 수입이 3년 새 30퍼센트 줄어드는 동안 지방재정제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TF의 절박함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도민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 절박함이 실제로 민생 예산을 지키는 결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구조 개혁 요구가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변화로 연결되는지일 것이다.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추진상황 확인 안내
경기도민이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의 추진상황을 확인하려면 경기도청 예산담당관(031-8008-2844)으로 문의하거나 경기도 홈페이지의 보도자료 및 정책 공지사항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다. TF는 오는 13일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며, 8월 말 종합 대응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9월 중 출범하는 재정위기 극복 실행위원회를 통해 후속 추진사항이 지속적으로 점검·공개될 계획인 만큼, 감액 추경안 등 도민 생활과 직결되는 예산 조정 내용은 향후 경기도의회 심의 과정과 도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