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 상반기 성과… 경기도 동물보호시설 717마리 살렸다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 상반기 9개 시설 717마리 예방접종·33마리 중성화 완료
수의사 67명·봉사자 100명 총 167명이 현장을 채운 반년
하반기 6개 시설 추가로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 15개 시설 완주

상반기 9개 시설 717마리 예방접종, 중성화 33마리 완료
경기도가 올해 상반기 민간동물보호시설 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보호동물 717마리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33마리에게는 중성화수술을 진행했다.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은 수의사가 수의의료 접근이 어려운 민간동물보호시설을 직접 찾아가 예방접종과 중성화수술, 기초 건강검진, 질병치료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동물을 개별적으로 동물병원까지 이동시키기 어려운 시설의 현실을 감안해, 병원이 아닌 사람이 시설로 움직이는 구조를 택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가 사업을 주관하고 경기도수의사회가 실제 진료 수행을 맡고 있다. 올해는 도내 15개 시설, 보호동물 약 2천 마리 지원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상반기 9개 시설 지원을 마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나머지 6개 시설을 추가로 방문해 연간 목표를 채울 계획이다.
수의사 67명과 봉사자 100명, 167명이 현장을 채웠다
상반기 현장 진료에는 수의사 67명과 일반 봉사자 100명 등 총 167명이 참여했다. 한 시설을 방문할 때마다 여러 명의 수의사와 봉사자가 동시에 투입돼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건강검진을 병행하는 구조다.
이런 인력 구성은 단순히 주사 한 대를 놓고 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마취와 수술이 필요한 중성화수술까지 현장에서 소화하려면 최소한의 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함께 이동해야 한다.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이 단발성 방역이 아니라 실질적인 진료 행위에 가깝게 설계된 이유다.
경기도는 지난 12일 ‘2026년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 중간보고회’를 열고 상반기 추진실적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경기도수의사회와 민간동물보호시설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해 현장 의견을 나눴다.
2023년 400마리, 2025년 100마리… 단계적으로 좁혀온 신고제 그물망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이 겨냥하는 민간동물보호시설은 최근 몇 년 사이 제도적으로 크게 달라진 영역이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일정 마리 수 이상의 동물을 보호하는 민간동물보호시설은 지방자치단체에 운영 신고를 하도록 의무화됐다.
신고 의무는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확대돼왔다. 2023년 4월부터는 400마리 이상을 보호하는 대형 시설에, 2025년 4월부터는 100마리 이상 시설에 신고 의무가 적용됐다. 애초 20마리 이상 시설까지 올해 4월부터 신고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20마리 이상 100마리 미만 소규모 시설에는 2029년 4월까지 유예 기간이 추가로 부여됐다.
이 같은 신고제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이른바 애니멀 호딩 문제가 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동물을 떠안은 시설이 오히려 열악한 환경으로 동물학대에 준하는 상황을 만드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사설보호소의 존재를 법 밖에 방치하지 않고 파악·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틀었다. 2019년 강제 철거된 한 대형 사설보호소가 후원금 관리 부실과 열악한 사육 환경으로 논란이 됐던 사례는, 신고제 도입 논의에 불을 붙인 대표적 계기로 꼽힌다.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은 이런 제도적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신고를 통해 존재가 파악된 시설이라 해도, 재정 여건이 열악해 수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신고제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틈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전국 유기동물 10만6824마리, 경기도가 가장 많이 떠안는다
경기도가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유기동물 발생 규모 자체가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10만 6,824마리로 집계됐다. 5년 연속 감소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10만 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자체별로 보면 경기도는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광역자치단체로 나타난다. 관련 통계에서 경기도의 연간 유기동물 발생 마릿수는 1만 9천여 마리로, 세종 등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경기도 인구 규모와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동물보호센터 인프라 역시 경기도가 전국 최대 규모다. 2025년 기준 전국 동물보호센터 가운데 경기도에 설치된 곳이 가장 많았고, 지자체 직영센터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기도는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동물보호센터 운영에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유기동물 발생 규모가 큰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한 행정 인프라와 예산 투입도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는 구조다.
다만 이 같은 공공 인프라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동물보호센터에 집중돼 있다. 민간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사설보호소는 상대적으로 행정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었고,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은 바로 이 공백 지점을 겨냥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주민참여예산 5000만원으로 시작해 15개 시설·2000마리로 커진 사업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은 올해 처음 시작된 신규 사업이다. 지난 3월 주민참여예산 사업비 5천만 원이 반영돼 출범했고, 3월부터 12월까지 도내 민간동물보호시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진료 활동을 이어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주민참여예산으로 출발했다는 점은 이 사업이 위로부터 기획된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필요가 반영돼 만들어진 사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소규모 예산으로 시작한 사업이 상반기에만 9개 시설, 717마리라는 실적을 냈고, 연간 목표는 15개 시설, 약 2천 마리로 설정돼 있다. 하반기 6개 시설 지원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사업 첫해부터 목표치를 채우는 셈이다.
업계 동향으로 보면, 지자체가 민간동물보호시설을 대상으로 방문 진료를 지원하는 사업은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흐름이다. 신고제 시행으로 민간동물보호시설의 존재와 규모가 파악되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시설을 관리 대상으로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의료 지원으로 이어가려는 정책적 시도가 늘고 있다. 경기도의 이번 사업 역시 이런 흐름 위에 있다.
“개별 이동이 어렵다”… 현장이 말한 방문진료의 필요성
지난 12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보호시설 관계자들은 다수의 보호동물을 개별적으로 동물병원까지 이동시키기 어려운 현장 여건을 설명했다. 소규모 인력으로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의 동물을 돌보는 시설 입장에서, 한 마리씩 병원에 데려가는 일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수의사가 직접 시설을 방문해 보호동물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진료를 적기에 제공하는 방식이 보호동물의 건강관리와 감염병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동물이 밀집해 생활하는 시설 특성상 한 마리에게서 시작된 감염병이 순식간에 전체로 번질 위험이 있는데,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 이런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다각도로 살펴보면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의 실속은 여기에 있다. 시설 입장에서는 이동 부담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덜고, 도 입장에서는 신고제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시설별 건강 실태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수의사회, 민간동물보호시설을 잇는 연결 고리가 이 사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봉수 과장 “규모보다 의료 사각지대 줄이는 것이 중요”
정봉수 경기도 동물복지과장은 “중요한 것은 지원 규모보다 의료지원이 필요한 현장에 적절한 진료가 실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이 단순히 지원 시설 수나 진료 마릿수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5개 시설, 2천 마리라는 연간 목표는 사업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실제로 의료 공백이 메워지는지 여부라는 것이다.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이런 접근은 동물복지 정책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을 피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지원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접근성이 좋은 시설, 협조가 잘 되는 시설 위주로 방문이 몰릴 경우 정작 의료 지원이 절실한 열악한 시설은 소외될 수 있다. 경기도가 상반기 성과를 점검하면서 곧바로 ‘의료지원이 필요한 시설의 적극적 발굴’을 개선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15개 시설 완료 이후, 남은 숙제는 발굴과 체계화
경기도는 이번 중간보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사업 개선과제를 세 갈래로 정리했다. 의료지원이 필요한 시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 현장 진료 수요를 반영해 진료 항목을 다양화하는 것, 진료 현장의 안전관리와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하반기 사업에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사항은 경기도수의사회와 협의해 개선하기로 했다. 반면 대상시설 선정방식과 신청절차, 진료인력 운영체계처럼 제도의 틀 자체를 손봐야 하는 사항은 중장기 과제로 분류돼 향후 사업계획 수립 시 검토된다.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면, 관건은 올해 첫해 사업으로 쌓인 경험이 내년 이후 사업 설계에 얼마나 반영되느냐다. 5천만 원 규모의 주민참여예산으로 시작한 사업이 15개 시설, 2천 마리라는 성과를 낸다면, 이는 예산 확대와 지원 대상 시설 확대를 검토할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20마리 이상 100마리 미만 소규모 시설에 대한 신고 의무가 2029년까지 유예된 상황에서, 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의료 지원이 필요한 시설을 찾아 나서는 이 사업의 접근 방식은 앞으로도 유효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가 유기동물 발생 최다 지자체라는 통계는 역설적으로 이 사업이 계속돼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공공 동물보호센터가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을 민간동물보호시설이 메우고 있는 상황에서, 그 민간 영역에 대한 행정의 손길이 얼마나 촘촘하게 닿는지가 경기도 동물복지 정책의 다음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시설을 향한 행정의 시선이 단속과 규제에서 지원과 협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이번 사업이 갖는 또 다른 의미다. 신고제가 시설의 존재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절차였다면,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은 그렇게 파악된 시설과 실제로 협력 관계를 맺어가는 다음 단계에 해당한다. 규제만으로는 열악한 시설의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을 경기도가 인정하고, 의료 지원이라는 실질적인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사설보호소 대다수가 후원과 자비에 의존해 운영되는 현실에서, 예방접종 한 번과 중성화수술 한 번이 시설 운영자에게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이 된다. 이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이유이자, 경기도가 지원 규모보다 실효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찾아가는 동물보호시설 진료활동 지원사업 참여 안내
경기도 내 민간동물보호시설 가운데 수의료 접근이 어려운 시설은 하반기 지원 대상 선정 및 향후 사업 참여와 관련해 경기도 동물복지과(031-8030-4435)로 문의하면 된다. 사업은 경기도가 주관하고 경기도수의사회가 실제 진료를 수행하며, 예방접종과 중성화수술, 기초 건강검진, 질병치료 등이 시설 여건에 맞춰 제공된다. 올해는 하반기 6개 시설을 추가로 방문해 연간 15개 시설, 보호동물 약 2천 마리 지원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청 절차와 대상시설 선정방식 등은 향후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므로, 관심 있는 시설은 경기도 동물복지과를 통해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