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에 발목잡힌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 0.2%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 0.2%,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발목
1분기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취업자 2만 4천 명 감소
2015~2024년 58% 성장했던 경기도 보건업, 이제는 숨 고르기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 저하의 원인을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로 꼽은 경기도일자리재단 전경
경기도일자리재단은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이 낮아진 배경의 핵심 원인으로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로 지목했다.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 0.2%, 전국의 3분의 1 수준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가 최근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 하락 원인을 분석한 ‘GJF 고용이슈리포트: 최근 경기도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취업자 증가율 하락 원인 분석’을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는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이 낮아진 배경을 산업별 고용 통계를 통해 분석했으며, 결론적으로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기도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취업자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만4천 명 감소해 △0.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전체 취업자 증가율도 0.2%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취업자는 24만9천 명 증가해 약 2.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체 산업 취업자 증가율이 0.6%로 양호한 원인이 됐다. 전국은 상승세인데 경기도만 역주행한 셈이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일자리 창출의 8할을 담당해온 업종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먼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우리나라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봐야 한다. 2000년대 이후 이 산업군은 국내 일자리 창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산업 취업자는 347만 명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사업·개인·공공서비스 취업자는 281만 명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81%를 차지했다. 이 중 보건·복지업 취업자는 161만 명 늘어 전체 증가분의 46%를 기록했다. 즉 한국 고용시장 성장의 절반가량이 병원과 요양시설, 복지기관 등 보건·복지업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경기도 보건업, 10년간 전국 평균의 1.5배 속도로 성장

경기도 보건·복지업 취업자는 그동안 경기도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전국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보건·복지업 취업자가 81% 증가하는 동안 경기도는 87% 늘었다. 특히 의원과 병원 등을 포함한 보건업 취업자는 전국에서 39% 증가했지만 경기도에서는 58% 증가했다.

최경수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도 보건업은 지난 10년간 인천과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는데, 이는 경기도의 인구 유입 등이 다른 지역보다 빨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바로 이 고성장의 반작용이라는 것이다.

병원 종사자 증가율, 10.6%에서 1.9%까지 곤두박질

보건업은 주민의 거주지 주변에서 공급이 이뤄지는 지역적 서비스(local services) 성격의 산업이다. 경기도 보건업이 2010년대 후반과 2020년대 초 빠르게 성장한 것은 경기도의 인구 유입과 소득 증가가 다른 지역보다 빨랐다는 점을 반영한다.

실제 수치는 이 성장과 둔화의 곡선을 뚜렷이 보여준다. 경기도 병원의 연간 종사자 수 증가율은 2015년 6.0%에서 2019년 10.6%까지 가파르게 올랐지만, 2020년 2.8%, 2021년 4.6%, 2022년 1.9%, 2024년 2.9%로 크게 둔화했다. 10.6%에서 1.9%까지, 5년 남짓한 사이에 성장 속도가 5분의 1 수준으로 꺾인 셈이다. 다만 경기도 보건업은 2023년까지 이어진 가파른 성장 이후 최근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는 점에서, 하락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몇 해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 흐름이라는 점도 확인된다.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 사회복지업과는 다른 이야기

리포트가 강조하는 대목은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와 사회복지업의 상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경기도 사회복지업 취업자는 최근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 속도 역시 다른 시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리포트는 최근 고용 증가율 하락이 사회복지 분야의 정책적 요인보다는 경기도 보건업이 빠르게 성장한 뒤 증가세가 둔화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경수 수석연구위원은 “경기도 보건·복지업 취업자 증가율 하락은 병원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보건업이 다른 시도보다 빠르게 성장한 뒤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데 따른 것”이라며 “사회복지업 취업자 증가가 다른 시도보다 느리거나 정책적 요인으로 고용이 둔화된 것은 아니며, 다만 사회복지가 이미 자리잡은 수도권은 지방보다 취업자 증가율이 다소 낮은 경향은 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도 병상은 이미 과잉이라는 진단

업계 동향을 보면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경기도만의 고립된 현상이 아니라 국내 의료전달체계 전반의 구조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의료계에서는 급성기와 만성기 병상이 이미 과잉 상태이고, 회복기를 담당하는 중간단계 자원은 오히려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병상과 고가 의료장비에 대한 과잉 투자와 비효율적 중복 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의료인력과 시설이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되면서 지역 필수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병원업의 확장 속도가 둔화된 것도, 이런 전국적인 병상 공급 구조 조정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도 같은 속도로 성장했지만, 산업 구성은 다르다

유사 사례로 비교할 수 있는 지역이 인천이다. 최경수 수석연구위원이 언급했듯, 경기도 보건업은 지난 10년간 인천과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역으로 꼽힌다. 인천 역시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입이 이어지며 의료기관 확충이 활발했던 지역이다.

다만 경기도는 남부 제조업 벨트와 북부 서비스업 지역이 함께 존재하는 광역단위인 반면, 인천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도시형 자치단체라는 차이가 있다. 경기도의 보건업 둔화가 전체 취업자 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이 인천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도, 경기도의 산업 규모와 인구 규모가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속은 정확한 원인 진단, 연결은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다각도로 보면 이번 리포트의 실속은 ‘고용 부진’이라는 현상을 뭉뚱그리지 않고, 정확히 어느 산업에서 무슨 이유로 둔화가 일어났는지를 짚어냈다는 데 있다. 사회복지업의 정책적 문제로 오해될 수 있었던 상황을, 보건업이라는 특정 업종의 성장 곡선 문제로 정확히 짚어낸 것이다.

연결의 측면에서는 인구구조와 산업구조, 지역별 특성이라는 세 개의 축이 하나로 엮여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구 유입과 소득 증가라는 인구·경제적 조건이 보건업이라는 지역밀착형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고, 그 성장이 정점을 지나면서 이제는 같은 조건이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가 이 연결고리를 이해해야, 취업자 증가율이라는 결과 지표만 보고 잘못된 처방을 내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의료수요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앞으로 관건은 지금의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일시적 조정인지, 구조적 정체의 시작인지를 가려내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2030년대부터 2040년대 후반까지 의료·요양·돌봄 욕구가 큰 후기고령인구와 노인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장기적인 쇠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그 수요가 예전처럼 병원 중심으로 나타날지, 아니면 회복기·요양기 병상이나 지역 통합돌봄 체계 중심으로 옮겨갈지는 불확실하다. 경기도의 보건업 고용이 다시 반등할 시점과 방식은, 결국 전국 단위의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향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취업자 증가율 0.2%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는 crisis라 부를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가볍지 않다. 인구 유입과 소득 증가라는 성장의 동력이 병원과 의원이라는 구체적인 일자리로 전환되던 시절이 있었고, 그 동력이 잦아들면서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회복지업이 여전히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둔화가 복지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병원 중심 산업의 자연스러운 성숙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인구구조를 감안하면, 지금의 숨 고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다음 성장의 무대가 병원이 아닌 다른 형태의 돌봄 서비스가 될지는 앞으로 몇 년의 통계가 답해줄 문제로 남는다.

보건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 관련 자료 활용 안내

이번 GJF 고용이슈리포트 전문은 경기도일자리재단 누리집(www.gjf.or.kr) ‘정책연구’ 메뉴의 ‘이슈페이퍼’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는 산업별·연도별 취업자 증가율 추이와 보건업·사회복지업의 세부 통계가 함께 담겨 있다. 지역 고용 동향이나 산업별 일자리 정책에 관심 있는 연구자, 정책 관계자는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031-270-6614)로 문의하면 추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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