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구리 건설현장에서 확인한 물·냉방·휴식의 무게
폭염 중대본 2단계 속, 경기도 구리 건설현장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점검
물·냉방장치·휴식·보냉장구·119 신고, 다섯 가지로 지키는 옥외노동자 안전
체감온도 38℃ 이상 폭염 중대경보 시 모든 옥외작업 중지해야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구리 건설현장에서 처음 확인하다
연일 경기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가운데 경기도가 6일 구리시 사노동에 있는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안전의 날’ 행사를 열고, 옥외 노동자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합동점검을 했다.
이날 점검에는 이인용 경기도 노동안전과장과 구리시 관계자, 노동안전지킴이 6명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현장에 설치된 그늘막과 이동식 냉방기 등 휴게시설을 살펴보고, 식수와 얼음조끼 등 폭염 대응용품이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에 맞게 갖춰져 있는지 점검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무엇을 담고 있나
도는 사업주와 노동자에게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안내하고, 체감온도에 따른 작업 중지 조치가 지켜지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은 물, 냉방장치, 휴식, 보냉장구, 119 신고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충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고, 그늘이나 냉방장치가 있는 휴게시설과 얼음조끼 등 온열질환 예방용품을 제공해야 한다. 다섯 가지 항목 하나하나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 다섯 가지가 동시에 갖춰지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은 그대로 방치된다.
체감온도 33℃부터 38℃까지, 단계별로 달라지는 작업 중지 기준
체감온도가 33℃ 이상으로 올라가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 작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옥외작업 시간을 줄여야 한다. 체감온도 35℃ 이상의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체감온도가 38℃ 이상인 폭염 중대경보 때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모든 옥외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특히 체감온도가 33℃ 이상일 때 노동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는 것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른 사업주의 의무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가운데 ‘휴식’ 항목이 단순 권고가 아니라 법적 의무로 규정돼 있다는 점은, 이번 점검이 단순 캠페인을 넘어선 법적 근거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열질환뿐 아니라 추락·끼임까지 함께 살핀 점검
노동안전지킴이들은 온열질환 위험요인뿐 아니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락과 끼임, 충돌 등 잠재적 위험요인도 함께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지도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만 따로 떼어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현장의 상시적인 4대 재해 위험까지 함께 살핀다는 점에서 이번 점검은 폭염철 한정 행사가 아니라 정례적인 안전관리 체계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
31개 시군이 매달 한 번씩 여는 노동안전의 날
노동안전의 날은 사업주와 노동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매월 첫째 주 한 차례 추진하는 행사다. 현장 캠페인과 합동점검 등을 통해 사업장의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개선을 유도한다.
이 행사는 2024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매달 다른 시군, 다른 현장을 순회하며 열린다. 8월에는 폭염이라는 계절적 위험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이번 구리 현장 점검처럼 온열질환 예방이 핵심 의제로 다뤄지는 구조다.
112명 노동안전지킴이, 경쟁률 4.1대 1을 뚫은 현장 전문가들
노동안전지킴이는 건설공사장과 제조업체의 위험요인을 찾아 개선 방법을 안내하는 현장 안전 전문인력이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에서 노동안전지킴이 112명을 운영하며 안전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규모·영세 건설공사장과 제조업체 등을 점검하고 있다.
올해 노동안전지킴이 선발에는 산업안전 관련 분야 경력자들의 지원이 몰려 경쟁률이 4.1대 1을 기록했다. 선발된 지킴이들은 연간 4만2000회 이상 현장을 점검하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사업장은 고용노동부 노동감독관과 합동점검을 벌여 관리를 더 엄격히 한다. 이번 구리 현장에는 이 가운데 6명이 투입됐다.
3년 만에 다시 켜진 폭염 중대본 2단계
이번 점검이 열린 배경에는 심상치 않은 폭염 상황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일 오후 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폭염으로 중대본 2단계가 가동된 것은 2023년 8월 이후 3년 만이며, 2018년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된 이후로는 역대 두 번째다.
폭염 중대본 2단계는 향후 3일 이상 전국 육상국지예보구역의 60% 이상에서 일 최고기온 35도 이상이 예상되거나, 40% 이상 60% 미만에서 38도 이상이 예상될 경우 가동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폭염과 가뭄은 농업인의 생업뿐만 아니라 어르신과 야외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일상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재난”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가 이번 주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점검에 나선 것은 바로 이 국가 차원의 비상 대응체계와 맞물려 있다.
전국 온열질환자 벌써 2,221명, 사망 19명
관련 통계를 보면 위기감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4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2,221명, 사망자는 19명에 이른다. 지난 5일 하루에만 전국 응급실 500여 곳에 2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날(62명)의 3.4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여름철 전체 시즌 통계와 비교하면 이 속도는 더욱 뚜렷해진다. 2025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 총 환자 수는 4,460명,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올해는 아직 8월 초인데도 이미 지난해 전체 환자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가 발생한 셈이다. 환자 유형은 열탈진이 62.3%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이 16.9%를 차지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가운데 ‘휴식’과 ‘냉방장치’ 항목이 특히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여름, 규정이 지켜지지 않아 벌어진 비극
업계 동향으로 보면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의 ‘휴식’ 조항이 법제화된 계기는 지난해 여름 잇따른 사망사고였다. 2025년 7월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20대 이주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쓰러져 숨졌고, 발견 당시 체온은 40.2도에 달했다.
해당 사업장은 폭염 시 야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국인 노동자에게만 적용했고, 이주노동자에게는 이를 철저히 적용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 사고를 포함해 당시 3주 사이 3명의 이주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부여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지금 경기도가 구리 현장에서 확인하는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의 ‘휴식’ 항목이 바로 이 개정 규칙에 근거한다.
실속은 현장의 냉방·휴게시설, 연결은 노동자와 사업주의 인식
다각도로 보면 이번 점검의 실속은 그늘막, 냉방기, 얼음조끼처럼 눈에 보이는 시설과 물품이 실제로 현장에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데 있다. 규정이 문서상으로만 존재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 그늘막과 얼음조끼가 놓여 있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연결의 측면에서는 노동안전지킴이라는 현장 전문인력이 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에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업주에게는 법적 의무를 안내하고, 노동자에게는 스스로의 권리를 알리는 양방향 소통이 한 번의 현장 점검 안에 함께 이뤄지는 셈이다.
“폭염 중대경보 시 옥외작업 즉시 중지해야”
이인용 경기도 노동안전과장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옥외 노동자의 온열질환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사업주와 노동자 모두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과 체감온도별 작업 중지 조치를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이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 지켜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업주가 시설과 물품을 갖췄더라도 노동자가 휴식 시간을 실제로 활용하지 않거나, 반대로 노동자가 권리를 알아도 사업주가 작업 중지 조치를 지키지 않으면 다섯 가지 수칙은 무용지물이 된다.
폭염이 반복될수록, 점검 주기와 강도도 시험받는다
앞으로 관건은 폭염 중대본 2단계라는 비상 국면이 이번 여름에 그치지 않고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3년 전 중대본 2단계가 가동됐던 2023년 이후 다시 같은 수준의 경보가 발령된 것은, 폭염이 예외적 이변이 아니라 매년 마주해야 할 상수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달 한 번뿐인 노동안전의 날 점검 주기가 이런 극한 폭염 상황에 충분한지는 앞으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온열질환자 수가 지난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점검을 폭염특보 발령 시마다 수시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은 물, 냉방장치, 휴식, 보냉장구, 119 신고라는 다섯 단어로 압축돼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지난해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과 그 이후 개정된 법령, 그리고 매년 되풀이되는 재난급 더위가 겹겹이 쌓여 있다. 체감온도 38℃라는 숫자 하나가 공사 현장의 하루 일정을 통째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 다섯 가지 수칙이 행정적 구호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을 보여준다. 구리 현장에서 확인한 그늘막과 얼음조끼 하나하나가, 올여름 이미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염 앞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작동하는지가 앞으로 남은 폭염철의 관건이 될 것이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확인 가이드
건설현장이나 제조업 사업장의 사업주와 노동자는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에 따라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첫째 노동자가 충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고, 둘째 그늘막이나 이동식 냉방기 등 냉방장치를 휴게시설에 갖추며, 셋째 체감온도 33℃ 이상일 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보장하고, 넷째 얼음조끼 등 보냉장구를 지급하며, 다섯째 온열질환자·의심자 발생 시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체감온도 35℃ 이상 폭염경보 시에는 오후 2~5시 옥외작업을 중지해야 하고, 38℃ 이상 폭염 중대경보 시에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모든 옥외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사업장의 안전관리나 노동안전지킴이 방문 점검과 관련한 문의는 경기도 노동안전과(031-8030-4552)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