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 경기도 43곳 사업장 훑는다
고용노동부·경기도·시군 합동,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 14일 시작
온열질환 예방수칙 18개 언어로 안내, 냉방·휴게시설도 확인
이민사회국 전국 유일 조직이 이끄는 이주노동자 안전망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 14일부터 시작
경기도가 폭염으로부터 이주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14일부터 31일까지 산업현장과 주거시설을 대상으로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고용노동부가 전국 외국인 고용사업장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중앙·지방 합동점검의 일환이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가 늘고 지난해 곳곳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열사병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폭염 대응의 중요성이 커진 데 따라 마련됐다.
도내 43곳, 이천시부터 시작된 합동점검
도내 점검 대상은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농축산업·제조업 사업장 43곳이다. 14일 이천시 합동 현장점검을 시작으로 농축산업 사업장이 다수 소재한 포천시 등을 점검하며, 나머지 사업장은 고용노동부 지방노동관서와 시군이 자체 점검에 나선다.
경기도 이민사회국과 고용노동부 성남고용노동지청, 이천시 관계자는 14일 이천시 외국인 고용사업장 1곳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도는 통역 인력과 동행해 이주노동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폭염 대응 요령과 건강 보호 정보를 안내했다.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무엇을 점검하나
이번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의 중점 사항은 시원한 물 제공과 냉방장치 설치, 체감온도 33℃ 이상 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보장, 냉각의류·냉각조끼 등 개인 보냉장구 지급, 온열질환자·의심자 발생 시 119 신고 및 응급조치 등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준수 여부다.
이와 함께 작업장과 휴게시설 운영 실태, 외국인 노동자 숙소의 냉방·소방시설 설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등 18개 언어로 제작한 온열질환 예방수칙도 배부했다. 사업장 안전 점검과 주거시설 점검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에서, 근무 시간과 퇴근 이후 시간 모두를 아우르는 구성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유일 이민사회국, 그 배경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정책을 전담하는 국 단위 조직인 이민사회국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민사회국은 2024년 7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신설된 조직으로, 이민사회정책과와 이민사회지원과 두 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기존에는 노동국 산하의 단일 부서 수준에 머물렀던 외국인 정책 기능이 국 단위로 격상되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번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 역시 이민사회국이 주도해 통역 인력 동행과 애로사항 청취까지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 행정 점검을 넘어선 현장 밀착형 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 이어지는 협력 체계
경기도는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시군과의 협력을 통해 폭염 등 기후위기 상황에 취약한 이주노동자의 근로환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이는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기후위기 대응 체계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앙정부와 협력해 연 2회 합동 현장점검을 이미 실시해오고 있으며, 이번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은 이러한 정례화된 점검 체계의 하계 버전에 해당한다.
통계로 본 이주노동자 온열질환의 심각성
외국인 온열질환자 수는 최근 5년 사이 가파르게 늘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온열질환자는 2021년 43명에서 2022년 74명, 2023년 154명(사망 3명), 지난해 229명(사망 3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도 8월 중순 기준으로 이미 207명의 외국인 온열질환자와 1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불과 5년 만에 환자 수가 4.8배 급증한 셈이다. 특히 온열질환을 겪은 외국인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단순노무종사자였고, 30대가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외국인 체류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가 온열질환자 수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내 점검 대상이 43곳으로 설정된 배경에는 이러한 통계적 위험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른 사망사고, 역사적 맥락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이 정책 우선순위로 떠오른 계기는 지난해 여름 잇따른 사망사고였다. 2025년 7월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20대 이주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쓰러져 숨졌다.
발견 당시 그의 체온은 40.2도에 달했으며, 급성 온열질환에 따른 심장 쇼크와 호흡 곤란이 사망 원인으로 추정됐다. 해당 사업장은 폭염 시 야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국인 노동자에게만 적용했고, 이주노동자에게는 이를 철저히 적용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 사고를 포함해 당시 3주 사이 3명의 이주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부여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은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번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에서 확인하는 5대 기본수칙 가운데 휴식 보장 조항이 바로 이 개정 규칙에 근거한 내용이다.
다른 지역의 대응, 유사 사례로 본 업계 동향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강화는 경기도만의 흐름이 아니다. 경북 지역 연구기관은 다국어 폭염특보 시스템 구축과 온열질환 예방 키트 보급, 농촌 현장 인근 이동식 쉼터 설치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전남 보성군과 전북 임실군 등도 폭염 취약 노동자 보호를 위한 현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일정 기온 이상에서 식수와 그늘, 휴식시간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고, 일본은 열지수를 기준으로 작업시간을 조정하며 냉각조끼 보급과 외국인 전용 안전지침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기도의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은 사업장 점검과 주거시설 점검을 동시에 진행하고, 18개 언어로 예방수칙을 배부한다는 점에서 다국어 대응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앞선 형태로 볼 수 있다.
다각도로 본 점검의 구조적 의미
이번 점검이 갖는 특징은 사업장과 주거시설을 함께 살핀다는 점이다. 근무 중 폭염 노출뿐 아니라 퇴근 이후 숙소의 냉방·소방시설까지 점검 범위에 포함시킨 것은, 이주노동자의 폭염 위험이 근무 시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또한 통역 인력이 동행해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는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언어 장벽은 이주노동자가 위험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작업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통역 동행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점검 단계에서부터 보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도내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 전체 규모에 비춰 43곳이라는 점검 대상이 충분한지는 별개의 논의가 필요하다. 고용노동부 지방노동관서와 시군의 자체 점검이 병행되는 구조인 만큼, 실제 점검의 밀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전문가가 짚는 구조적 문제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의 온열질환 문제를 개별 사업장의 관리 소홀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한 노동 관련 전문가는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집단이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문제에 더 쉽게 노출돼 위험할 수 있다며, 이주노동자 없이는 건설과 농업 현장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만큼 이들의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운 직종에 주로 분포해 있으면서도 힘든 상황을 제대로 항변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변화와 차별 대우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이 8월 초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관건은 점검 이후 발견된 미비 사항이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점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업장의 냉방·휴게시설 확충과 숙소 안전시설 보강으로 연결돼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온열질환자 수가 매년 급증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연 2회로 정례화된 합동점검을 폭염 기간 중 더 자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도가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통계는, 다른 지역보다 촘촘한 점검 주기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민사회국이라는 국 단위 조직이 이러한 점검을 상시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점검 건수보다 실제 개선율과 재발 방지 효과를 지표로 삼는 방향으로 정책이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현장점검이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이주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이 특정 계절의 캠페인성 행정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경북 구미에서 숨진 20대 청년의 사례는, 규정이 있어도 그것이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줬다. 경기도가 통역 인력을 동행시키고 사업장과 주거시설을 함께 점검하는 것은, 규정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규정이 실제로 지켜지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국에서 외국인 체류자와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라는 위치는, 이 지역의 폭염 대응 수준이 곧 전국의 이주노동자 안전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주민도 경기도민이라는 원칙이 서류상의 문구로 남지 않으려면, 이런 현장점검이 폭염이 지나간 뒤에도 반복적으로, 그리고 더 촘촘하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주노동자 폭염 대응 확인 가이드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도내 농축산업·제조업 사업주는 시원한 물과 냉방장치 제공, 체감온도 33℃ 이상 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보장, 냉각의류·냉각조끼 등 개인 보냉장구 지급, 온열질환자 발생 시 119 신고 등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우선 점검해야 한다. 이주노동자 본인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18개 언어로 제작된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참고할 수 있으며, 애로사항이 있을 경우 현장점검 시 동행하는 통역 인력을 통해 상담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경기도 이민사회정책과(031-8030-4662)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