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주방 나홀로 추석, 40명 모집에 103명 몰린 이유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 40명 모집에 103명 지원해 2.6대 1 경쟁률
경기도 1인가구 177만 명, 5년째 전국 최고치 경신하는 현실 반영
육전·모듬해물전 함께 부친 오전·오후 두 차례, 이문무 과장 “소외 없는 민생 농정”

경기도 먹거리광장이 23일 추석을 앞두고 홀로 명절을 보내야 하는 1인 가구를 위해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 프로그램을 열었다. 사전 접수 결과 총 40명 모집에 103명이 몰려 약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경기도 제철 식재료의 영양학적 가치를 배우고, 명절의 대표 별미인 육전과 모듬해물전을 직접 부쳤다.
40명 모집에 103명, 2.6대 1 경쟁률이 말해주는 것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의 참가 신청 결과부터 눈에 띈다. 모집 인원은 40명이었지만 103명이 지원해 약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행정이 마련한 소규모 체험 프로그램에 이만큼 신청이 몰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명절을 앞두고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도민들이 이웃과 함께할 자리를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를 숫자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가하지 못한 63명의 존재 역시,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육전과 모듬해물전, 명절 별미로 채운 오전·오후 두 차례
경기도 먹거리광장의 사계주방은 계절별 제철 식재료를 통해 건강한 식문화를 배우고 소통하는 참여형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9월 회차인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은 명절이라는 시기적 특성에 맞춰 육전과 모듬해물전이라는 대표 별미를 주제로 삼았다.
행사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완성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제철 식재료의 영양학적 가치를 먼저 배운 뒤 직접 전을 부치는 과정을 함께했다. 명절 음식을 손수 준비하는 경험 자체가, 혼자 맞는 명절에서는 좀처럼 갖기 어려운 시간이라는 점에서 이 구성의 의미가 크다.
고물가·경기 불황 속 헐거워진 1인가구의 관계망
이날 행사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 속에 사회적 관계망마저 헐거워진 1인 가구를 위해 마련됐다. 명절은 본래 가족·친지가 모이는 시기이지만, 1인 가구에게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 큰 고립감을 느끼게 하는 시기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도 먹거리광장이 이런 시기를 겨냥해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을 기획한 것은,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축제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쓸쓸함이 배가되는 시간이라는 현실을 정책적으로 짚었다는 의미가 있다. 먹거리라는 일상적 매개를 통해 이 간극을 메우려 한 시도로 볼 수 있다.
경기도 1인가구 177만 명, 5년째 전국 최고치 경신
이번 프로그램의 배경에는 경기도의 구조적인 인구 변화가 자리한다. 경기도가 발표한 ‘2025 경기도 1인가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내 1인가구는 177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경기도는 2020년부터 매년 1인가구 수에서 서울을 넘어서며 5년째 전국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년도인 171만 가구와 비교하면 6만 가구 이상 늘어난 수치이기도 하다. 소득 측면에서 보면 경기도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만 원 미만이 45.7%에 달해, 보도자료가 언급한 ‘고물가와 경기 불황 속 헐거워진 관계망’이라는 표현이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1인가구 규모가 이렇게 크다는 것은,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 같은 프로그램이 일부 소수를 위한 특수한 배려가 아니라 도민 세 명 중 한 명꼴에 해당하는 광범위한 계층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성북구 ‘추석나눔데이’와 닮은 전국 지자체의 명절 관계망 사업
1인가구를 위한 명절기 프로그램은 경기도만의 시도가 아니다. 서울 성북구는 최근 ‘추석나눔데이’라는 이름으로 혼자 사는 구민들을 위한 명절 관계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이 행사를 통해 나눈 온기가 혼자 사는 구민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지역과 프로그램 형태는 다르지만, 명절을 계기로 1인가구의 고립을 완화하려는 문제의식은 서울과 경기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셈이다. 전국적으로 1인가구 비중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지자체들이 명절이라는 특정 시기에 맞춰 관계망을 잇는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정책 트렌드다.
다각도로 본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의 실속과 연결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이 갖는 실속은 참가자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경험에 있다. 제철 식재료의 영양 정보를 배우고,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은 단순한 식비 절감이나 먹거리 제공을 넘어 건강한 식생활 교육이라는 성격을 함께 갖는다.
연결의 지점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참가자 간의 연결이다. 혼자였다면 조용히 지나갔을 명절날, 낯선 이웃과 나란히 앉아 전을 부치는 경험은 그 자체로 짧지만 실질적인 사회적 관계망 형성의 기회가 된다. 다른 하나는 행정과 도민 간의 연결이다. 먹거리광장이라는 접점을 통해 도가 1인가구의 존재를 정책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다만 40명 모집에 103명이 몰렸다는 것은 동시에 이 프로그램의 한계를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 규모가 작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인가구 177만 명이라는 규모를 고려하면,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의 횟수나 정원을 어떻게 확대해나갈지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이문무 과장 “소외 없는 민생 농정 펼쳐나가겠다”
이문무 경기도 농업정책과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홀로 맞는 명절의 쓸쓸함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풍성한 행복으로 바꾸어 놓았듯, 앞으로도 먹거리를 매개로 도민 누구나 소외됨 없이 연결되는 민생 농정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먹거리를 매개로’라는 표현이다. 먹거리는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사람을 잇는 사회적 행위이기도 하다. 농업정책과가 단순히 농산물 소비 촉진 차원을 넘어, 먹거리를 통한 사회적 연결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의 정책적 방향성이 드러난다.
10월 할로윈 키친으로 이어지는 사계주방, 앞으로의 과제
경기도는 10월 14일 사계주방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오감 만족 ‘맛있는 할로윈 키친’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이 1인가구를 대상으로 했다면, 다음 회차는 가족 단위 도민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계절별·대상별로 프로그램을 세분화하는 방향성이 읽힌다.
앞으로 관건은 이런 대상별 세분화가 실제 수요를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느냐다.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의 2.6대 1 경쟁률이 보여주듯, 1인가구를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는 이미 공급을 넘어서고 있다. 경기도 1인가구가 177만 명에 달하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명절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1인가구가 참여할 수 있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경기도가 사계주방이라는 이름 아래 나홀로 추석과 할로윈 키친을 나란히 배치한 것은, 먹거리 정책이 세대와 가구 형태를 가리지 않고 도민 누구나를 향해야 한다는 원칙을 실천한 사례로 볼 수 있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경기도에서, 명절이라는 특정 시기에 이들을 위한 자리를 별도로 마련했다는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행정적 선택이다. 40명이라는 작은 규모의 프로그램이 103명의 신청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런 정책이 형식적 배려에 그치지 않고 실제 도민의 필요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온기가 명절 하루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으려면, 사계주방처럼 계절마다 반복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1인가구가 일상적으로 기댈 수 있는 관계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다음 단계의 과제가 될 것이다.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로, 임시공휴일 지정 없이 지난해 7일 연휴보다 짧게 마무리됐다. 연휴 기간이 줄면 이동 반경이 좁아지고 국내에 머무르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이 연휴 시작 하루 전인 23일 열린 것은 짧아진 명절 동안에도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도민들에게는 그 무게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 이후, 다음 프로그램 참여 가이드
사계주방 나홀로 추석은 9월 23일 오전·오후 두 차례로 마무리됐으며, 다음 회차인 ‘맛있는 할로윈 키친’은 10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할로윈 키친은 만 6세 이상 아동 1명과 보호자 1명이 2인 1팀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회차별 20명씩 총 4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는 1인당 5천 원이며, 참여자는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된다. 사계주방 관련 세부 내용은 경기도 먹거리광장 카카오톡 채널이나 경기도 먹거리광장 운영팀(031-895-5942)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고, 신청 방법 등 자세한 공지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