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130명이 잠수복 입고 바다로
경기평택항만공사·특수임무유공자회, 21일 130여 명 규모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실시
2022년 시작해 4년째, 참여 인원 100명에서 130명으로 늘어
북파공작원 국가유공자들이 벌인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폐로프·어구 잔해 수거

잠수복을 입은 참가자가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손에는 그물망이 들려 있다. 몇 분 뒤 수면 위로 올라온 그물망 안에는 폐로프와 낚싯줄, 부서진 어구 잔해가 뒤엉켜 있었다. 21일 화성시 제부마리나 인근 해역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는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와 함께 이날 제부마리나 인근 해역에서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문 수중정화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회원과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참여해 전문 잠수 장비를 동원, 제부도 수변에 방치된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130여 명 참여, 잠수 장비 동원한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이번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은 수중과 수변 두 갈래로 나뉘어 동시에 진행됐다. 전문 잠수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회원들은 잠수 장비를 착용하고 해저에 가라앉은 쓰레기를 직접 건져 올렸다. 물속 쓰레기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수거 작업 자체에 전문성이 필요해, 일반 자원봉사만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영역이다.
동시에 다른 참가자들은 수변 구역을 돌며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를 정리했다. 130여 명이라는 인원이 수중과 육상으로 나뉘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인 만큼, 짧은 시간 안에 넓은 범위를 훑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파공작원 단체 특수임무유공자회, 왜 바다로 나섰나
이번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의 파트너인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는 언뜻 해양 정화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단체다. 이 단체는 육군첩보부대, 해군첩보부대, 공군첩보부대, 해병상륙공작대 소속으로 국가를 위해 특수임무를 수행한 이른바 북파공작원과 그 유족들이 2008년 1월 공식 출범시킨 국가보훈단체다. 특수임무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특별한 희생을 한 유공자의 명예를 선양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기르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의 결이 다르게 읽힌다.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했던 이들이 이번에는 해양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간 셈이다. 특수임무 수행 과정에서 다져진 강인한 체력과 조직력이, 전문 잠수 인력이 필요한 수중정화 작업에 실질적인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보훈단체가 지역사회 환경보전 활동에 앞장서는 모습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일방적 수혜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공헌으로 순환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2022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규모 커져
제부마리나 수중·수변 정화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처음 시작된 이후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연례 행사다. 지난해에는 특수임무유공자회 경기도지부 회원과 제부마리나 직원, 지역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130여 명으로 참여 규모가 늘었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라는 점은 이 활동의 성격을 보여준다. 한 차례의 이벤트성 캠페인이 아니라,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를 찾아 누적된 쓰레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특히 해양 쓰레기는 한 번 치운다고 사라지지 않고 조류를 타고 계속 유입되는 특성이 있어, 정기적인 정화 활동이 없다면 금세 다시 쌓이게 된다. 4년째 이어온 이번 활동은 이런 해양 쓰레기의 속성에 대응하는 최소한의 관리 체계로 볼 수 있다.
해양쓰레기 연간 발생량 14만 톤, 수거는 그 일부에 그쳐
관련 통계를 보면 해양 쓰레기 문제의 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드러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안과 바다에서 매년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는 약 14만 톤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실제로 수거되는 양은 발생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해저에 가라앉은 침적 쓰레기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수거율이 더욱 낮다.
해양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폐어구와 폐로프처럼 어업 활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폐어구는 바닷속에서 물고기나 해양 포유류가 걸려 죽는 이른바 ‘유령어업’을 일으켜 생태계에 지속적인 피해를 준다. 이번 정화활동에서 수거한 폐로프와 어구 잔해가 바로 이런 유령어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쓰레기였다는 점에서, 단순히 미관을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생태계 보호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전국 항만공사, 지역 해역서 벌이는 환경보전 활동 확산
업계 동향으로 보면 항만공사가 관할 해역에서 환경보전 활동을 정례화하는 것은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다. 항만과 마리나 시설을 운영하는 공공기관 입장에서, 이용객이 접하는 해역의 청결도는 시설 만족도와 직결되는 요소다. 동시에 항만 운영 기관 스스로가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정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쌓으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역시 이런 흐름 속에 있다. 경기평택항만공사가 매년 이 활동을 이어오면서, 단순한 시설 관리 기관을 넘어 지역 해양 생태계를 지키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규정해가고 있는 셈이다.
다각도로 본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안전성과 생태계 두 마리 토끼
다각도로 분석하면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의 실속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마리나 이용객의 안전이다. 수중에 방치된 폐로프나 어구 잔해는 선박 프로펠러에 감기거나 수영객, 다이버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정기적인 수중 정화는 이런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실질적인 안전관리 활동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해양 생태계 보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해저 쓰레기까지 제거함으로써, 유령어업으로 인한 해양 생물의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결의 지점은 공공기관인 경기평택항만공사와 민간 보훈단체인 특수임무유공자회가 힘을 모았다는 데 있다. 서로 다른 설립 목적을 가진 두 조직이 해양 환경이라는 공통의 과제 앞에서 협력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김금규 사장 직무대행 “민과 관이 함께 힘을 모은 뜻깊은 자리”
김금규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정화 활동은 민과 관이 함께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해 힘을 모은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환경 정화 활동과 친환경 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이용객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마리나 환경을 제공하고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지속적인’이라는 표현이다. 4년째 이어온 정화활동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관리 체계의 일부로 규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ESG 경영이라는 표현이 함께 등장한 것도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 역시 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경영 원칙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정화 활동은 이런 원칙을 구체적인 현장 행동으로 옮긴 사례에 해당한다.
경기도 최대 마리나 300선석, 관리 부담도 그만큼 크다
제부마리나는 2021년 6월 개장한 경기도 최대 규모의 마리나 시설이다. 수상 176선석, 육상 124선석 등 총 300선석 규모를 갖췄으며, 클럽하우스와 선박 수리소, 급유 시설 등 기반시설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규모가 큰 만큼 관리해야 할 해역의 범위도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망을 짚어보면, 관건은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이 얼마나 넓은 범위로, 얼마나 깊이 있게 확장되느냐다. 참여 인원이 지난해 100여 명에서 올해 130여 명으로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정화 활동이 제부마리나 인근이라는 제한된 구역에 머무르는 한, 인근 해역 전체의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매년 규모를 키워온 흐름이 앞으로 정화 대상 해역을 넓히는 방향으로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공사와 특수임무유공자회가 밝힌 지속적인 협력 의지가 실제로 해역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지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경기도 최대 마리나라는 위상은 곧 그만큼의 책임을 의미한다. 수백 척의 선박이 드나들고 다이빙, 수상레저를 즐기려는 이용객이 몰리는 공간일수록, 그 밑에 무엇이 가라앉아 있는지는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은 채 방치되기 쉽다.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이 매년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려한 요트와 선착장 뒤편에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매년 잠수복을 입고 그물망을 들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를 위해 특수임무를 수행했던 이들이 이번에는 바다를 위해 임무를 수행한 셈이다. 이런 협력이 일회성 보도자료 한 줄로 그치지 않고, 내년 이맘때 또 한 번의 기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 참여 안내
제부마리나 수중, 수변 정화활동은 매년 여름 경기평택항만공사와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연례 환경보전 행사다. 정화 활동 참여나 후원, 관련 문의는 경기평택항만공사(031-686-0658)로 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제부마리나를 이용하려는 도민이라면 수상 176선석, 육상 124선석 규모의 시설 예약과 이용 안내 역시 같은 연락처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경기평택항만공사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환경 정화 활동과 친환경 관리체계 구축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